김현지 총무비서관, 국감 앞두고 제1부속실장으로'불출석' 논란, 보직 변경? … 대통령실 "국감과 무관"野 "국감장 안 내보내려는 무리한 인사 … 꼼수 인사""조희대는 나오라면서 … 이재명 정권 V0의 서막"
  • ▲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8차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김현지 당시 총무비서관과 임웅순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8차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김현지 당시 총무비서관과 임웅순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출석 여부를 두고 논란에 휩싸인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돌연 제1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통령실은 연쇄 이동에 따른 인사라는 입장이지만, 야권에서는 사실상 김 비서관의 '국감 불출석 명분'을 만들기 위한 인사라며 의심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 비서관의 보직 이동의 건에 대해 "김 비서관이 중요 의사 결정을 한다는 말이 일각에 있었다"며 "갑자기 국정감사에 총무비서관을 출석시키겠다고 하더니 갑자기 자리를 바꿨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대통령실 살림을 책임져야 하는 총무비서관은 예산심사에도, 국정감사에도 나와서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나오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면서 "김현지만 나오면 안 되는 이유가 뭔가. 얼굴 공개 안 되나 입을 열면 안 되나. 그림자 대통령이 국민 앞에 드러나는 것이 두렵나"라고 직격했다.

    이날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그림자 실세'로도 평가받는 김 비서관은 제1부속실장으로 보직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남준 전임 제1부속실장이 제2대변인에 발탁되면서 김 실장의 후임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김 비서관이 있던 총무비서관 직에는 윤기천 제2부속실장이 보직 이동했다.

    애초 강훈식 비서실장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조직 개편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김 비서관의 인사 이동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전임 정부는 과거 비서관급 인선을 발표해왔지만, 현 대통령실은 비서관급 인사를 따로 발표하지 않았기에 포함하지 않은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남준 전임 실장이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김 비서관 또한 '연쇄 이동'에 따라 보직을 이동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데 대해서도 "국정감사와는 무관하다"며 "(김현지 신임 제1부속실장의) 보직과 관계 없이 국회의 결정에 따라 국감에 출석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야권은 국감 출석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번만 불출석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영구적으로 국감장에는 안 내보낼 핑곗거리를 만들려고 누가 봐도 무리하게 인사한 것으로 보이지 않나"라며 "보직 이동도 아니고 이건 진급이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논란이 됐던 인사를 국감장 빼주겠다고 진급시킨 건 너무 막무가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속실장은 대통령을 지근 거리에서 보좌한다는 이유로 직접적인 살림을 책임지지 않아 국감에 안 나오는 게 관례였다"며 "총무비서관 자리는 포지션이 애매하니 전격적으로 비서실장 뒤에 숨겠다고 아예 작정을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개혁신당에서도 "이재명 정권의 V0 서막"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V'는 'VIP'(요인)를 줄여 내부에서 쓰는 은어로, 대통령은 통상 V1으로 부른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여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은 어떻게든 국회에 세우려 하면서 김 비서관의 국감 출석을 피하기 위해 보직까지 바꾸려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삼권분립 원칙상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할 사법부 수장은 국회로 불러내려 하면서 국민 감시를 받아야 할 행정부 실세는 온갖 방법으로 보호하려 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 모습이냐"며 "만약 이재명 정부가 이런 꼼수를 계속 쓴다면 그 순간은 바로 국민에게 또 다른 V0의 출현을 알리는 서막일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