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고 부자' 아르노 "자유경제, 모든 이에 이익인 유일 경제체제"주크만 교수 "'초부유층 과세', 이데올로기 아닌 연구에 근거한 것"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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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대 명품 그룹인 LVMH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240125 로이터=연합뉴스. ⓒ연합뉴스
프랑스의 재정건전성을 위해 초부유층에 '부유세'를 과세하자는 유명 경제학자의 제안에 대해 유럽 최대 부호인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자유경제를 해체하려는 것"이라고 거세게 반발하며 공방을 주고받았다.AFP·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은 2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발간되는 '더 선데이 타임스'에 실린 성명서에서 부유세 제안을 내놓은 가브리엘 주크만 파리 고등사범학교(ENS) 경제학 석좌교수를 "극좌 활동가"라고 평가하면서 비난했다.아르노 회장은 주크만 교수가 "사이비 학문역량"을 동원해 "자유경제 체제를 해체하려는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있다"며 "자유경제는 모든 이들에게 이익이 되는 유일한 경제체제"라고 주장했다.아르노 회장은 프랑스의 유명 패션그룹 LVMH를 창업해 회장 겸 CEO를 맡고 있다. LVMH는 루이비통과 디올 등 세계적 럭셔리 브랜드를 거느린다.그는 "난 이미 프랑스에서 최대 납세자 중 한 명"이라며 "추가 세금은 기업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투자와 자본 유출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그의 재산 규모는 올해 6월 하순 기준으로 1386억달러(190조원)로, 세계 7위였으며 유럽 1위였다. 2023년과 2024년 포브스 집계에서는 각각 2110억달러, 2330억달러로 세계 1위였다.아르노 회장은 부유세 과세 논의가 "전문적이거나 경제적인 토론이 아님이 명백하며 프랑스 경제를 파괴하려는 욕구를 명확히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에 앞서 주크만 교수는 재산이 1억유로(1640억원)를 초과하는 초부유층에 대해 그 초과분의 2%를 부유세로 부과하자는 '초부유층 부유세 과세'를 제안하면서 제안이 실행되면 1800가구로부터 연간 200억유로(33조원)를 프랑스 정부가 세금으로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주크만 교수는 최근 로이터 인터뷰에서 많은 나라에서 최고 부유층의 실제 소득과세율이 시민 대부분은 오히려 더 낮으며 프랑스에서는 그 격차가 특히 심하다고 지적했다.이날 주크만 교수는 SNS 엑스(X, 옛 트위터)에 아르노 회장의 비난을 반박하는 글을 올리고 "진실에 대한 존중을 보이라"고 말했다.그는 "난 어떤 운동이나 정당을 위해 활동가로 활동해 본 적이 없다"면서 자신의 업적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연구에 근거를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주크만 교수는 AFP에 이메일로 보낸 입장문에서 "근본적인 의견 불일치가 있을 수 있고 아르노 회장은 모든 시민과 마찬가지로 자기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이번 토론은 진실과 사실을 존중하면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주크만 교수는 ENS와 파리경제학교(PSE)에는 석좌교수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는 여름 연구교수로 각각 재직 중인 경제학자다. 그의 박사논문 지도교수는 저서 '21세기 자본'으로 유명한 공공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였다.'주크만 세'라고 불리게 된 그의 부유세 제안은 최근 프랑스 정부가 440억유로(72조원)에 이른 누적 재정적자에 대처하기 위해 유권자들의 반발에도 예산삭감을 추진하면서 정치적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지세를 키워가고 있다.사회당 등 프랑스 좌파 정당들은 최근 신임 투표에서 패배해 물러난 프랑수아 바이루 전 총리의 후임인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신임 총리에게 '주크만 세' 도입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좌파 정당들의 지지가 없으면 르코르뉘 신임 총리의 정부도 붕괴할 공산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