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특검법 개정안 합의 파기 … 개딸 항의 탓소수의 개딸이 당 지도부·정책 노선 좌지우지 개딸 눈치보기 급급 … 극단적 이슈 선점 치중조희대 가짜뉴스 논란 … 개딸이 좌표 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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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지난 8월 2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뉴시스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당내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여당의 의사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일이 빈번해졌고, 급기야 여야 지도부간 합의마저 뒤집어버리는 결과마저 초래했다. 집권당이 주류가 아닌 '정치 팬덤'에 휘둘리면서 향후 여야 정국도 안갯속을 걷게 됐다.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민주당이 특검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합의를 불과 14시간 만에 파기한 것은 강성 지지층 때문이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강성 당원들은 전날 민주당이 국민의힘 요구를 일부 수용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른바 '문자 폭탄'을 보냈다.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야 합의 철회를 촉구하는 글이 빗발쳤다.결국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하루 만에 합의를 깨자 국민의힘은 "개딸 영향력에 굴복했다"고 꼬집었다. 합의 파기 과정에서 민주당 투톱인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신경전을 벌이는 촌극도 빚어졌다. 정 대표가 여야 합의의 책임을 김 원내대표에게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하자 김 원내대표가 정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다.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당원 눈치를 보고 합의를 파기한 것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왔다. 개딸은 민주당사를 찾아가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에게 "물러나라"라고 소리쳤다.민주당 일반당원은 500만 명 정도지만, 실질적으로 당의 여론을 주도하는 세력은 1만 명 수준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전체 당원 중 약 1만 명 정도가 똘돌 뭉치고 결속력이 강한 정치 고관여층으로 본다"며 "소수가 당의 의견을 왜곡하는 것이 어찌 보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개딸의 팬덤정치는 당 지도부도 좌지우지 할 정도로 막강하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로 나온 정봉주 전 의원은 경선 초반 1위를 기록했지만 최종적으로 탈락했다. 그 뒤에는 개딸의 조직력이 있었다.정 전 의원이 '이재명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개딸 표심이 완전히 돌아섰기 때문이다. 당시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전체주의'에 비유했다.올해 전당대회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인 정청래·박찬대 의원이 당대표 자리를 놓고 맞붙었지만, 개딸은 강성 이미지가 더 짙은 정 대표를 선택했다. 이에 화답하듯 정 대표는 '당원주권정당'을 표방하며 '개딸의 시대'를 열었다.최근 '명청갈등'으로 일컬어지는 당정 간 불협화음의 배후에도 개딸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대통령실이 속도조절을 주문했음에도 당원들에게 약속한 '추석 전 검찰개혁 완수'를 지키기 위해 검찰청 폐지에 속도를 냈다. '여의도 대통령'이란 별명이 붙은 정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보다는 강성 당원들의 기대에 편승한 셈이다.'충정로 대통령'으로 떠오른 유튜버 김어준 씨는 개딸 여론을 주도하며 민주당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개딸을 결집시켜 당내 정책 결정에 압박을 가하거나 특정 정치인을 띄워준다. 이를 두고 곽상언 민주당 의원은 최근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흔들고 있다"고 개탄했다.강성 당원의 위세가 높아지면서 민주당의 '집단 지성'은 약화되는 모습이다. 개딸에 동조하는 소수 강경파 의원들의 목소리가 곧 당내 주류가 되고, 다수 의원들은 '눈치 보기'에 급급한 식이다. 근거가 불분명한 의혹 생산과 확산에 치중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개딸의 압박 혹은 기대에 부응하고자 의원들이 극단적인 메시지와 이슈 선점에 몰두하게 된 것이다. -
- ▲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데일리DB
최근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촉발시킨 '조희대 대법원장 가짜뉴스' 논란이 대표적이다. 서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직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의 비밀 회동을 했다며 증거로 제시한 녹취 음성이 AI(인공지능)에 의해 조작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서 의원이 녹취 음성을 공개하기 전 유튜브 '열린공감TV'는 해당 음성을 공개할 때 "AI로 제작된 것으로 특정 인물이 실제 녹음한 것이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서 의원이 최소한의 검증도 안 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이에 대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누군가가 제보를 들먹인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자기들끼리 만든 녹취를 들이민다. 대통령실이나 총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화들짝 놀란 척을 한다. 자기들끼리 웅성대기 시작한다. 개딸이 달라붙는다. 좌표를 찍는다. 여론몰이 수사가 시작된다"며 "그렇게 사냥은 끝이 난다"고 꼬집었다.이러한 현상에 대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동서고금의 역사를 통해 적을 파괴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 가짜뉴스다. 적 내부를 이간질시키고, 분열시키고, 자멸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정체 불명의 개딸이 가면 뒤에 숨어 가짜뉴스를 만들면 민주당 의원들이 이를 선동한다"고 주장했다.이어 "실제로 여론을 선도하는 개딸은 수십 명 정도일 것 같다. 이들이 민주당을 흔들고 있는 것"이라며 "1966년부터 1975년까지 벌어졌던 중국의 문화대혁명 초기 단계에서 100만 홍위병이 천안문 광장 앞에 나갔을 때 이를 주도한 학생은 몇 명 안됐다"고 설명했다.한편, 민주당 내에서는 영향력을 과시하는 강성 당원이 많게는 수십 만 명 정도라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권리당원 120만 명 중 30% 정도를 열성 당원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개딸이 당을 흔든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우리 지역구만 해도 모이라고 하면 1000명 정도 된다"며 "전국 250개 지역구로 치면 25만 명이 강성 당원"이라고 전했다. 개딸이 모인 이재명 대통령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회원 수는 약 21만 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