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지속 땐 맞대응 행동 불가피"대외 경고·무기 실험 명분 축적 의도전문가 "9~12월 중대 무기 실험 빌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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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김정은의 친동생 김여정이 평창동계올림픽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지난 2018년 2월 9일 오후 강원 평창군 진부역에 도착,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뉴시스
북한이 오는 15~19일 예정된 한미 핵·재래식 통합 도상연습(TTX)인 '아이언 메이스'와 한미일 다영역 연합훈련 '프리덤 에지'를 겨냥해 김정은의 친동생인 김여정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인 박정천이 나란히 담화를 내고 강하게 반발했다.김여정은 14일 조선중앙통신에 담화를 내고 "잘못 고른 곳, 즉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변에서 미·일·한이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무모한 힘자랑질은 분명코 스스로에게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다주게 될 것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경고했다.그는 한미 핵협의그룹(NCG)이 윤석열 정부 시절인 지난해 7월 채택한 '한반도 핵억제·핵작전 공동지침'을 "위험한 구상"이라고 규정하며 이재명 정부를 향해 "이전 집권자들이 고안해 낸 위험한 《구상》을 현 집권자들이 충분히 고려한 상태에서 공감하고 실시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명백한 반공화국 대결적 자세의 여과 없는 《과시》로, 대결정책의 《계승》으로 이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군 서열 1위인 박정천도 별도 담화에서 '한반도 핵억제·핵작전 공동지침'을 언급하며 이에 따라 "미국의 핵무력과 한국의 재래식 무력의 통합 운용을 연마하는 《아이언 메이스》는 철두철미 우리 국가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목적으로 한 노골적인 핵전쟁 시연"이라고 규정했다.그는 "미·일·한이 벌여 놓으려고 하는 다영역 합동군사연습 《프리덤 에지》 역시 지난 8월에 감행된 대규모 합동군사연습 《을지 프리덤 쉴드》의 연속판으로서 그 범위와 내용, 성격에서 가장 포괄적이고 공격적인 침략전쟁연습"이라며 "미국과 그 추종 세력은 우리의 인내심을 건드리지 말고 지역의 긴장과 안전 환경을 더 이상 악화시키는 위험한 장난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만약 적대 세력들의 힘자랑이 계속 이어지는 경우 그에 대한 우리의 맞대응 행동 역시 보다 명백하게, 강도 높이 표현될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다"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로 한 적수국들의 온갖 부당한 행동들이 체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는 매우 책임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북한의 두 실세가 같은 날 담화를 발표한 것은 한미·한미일 연합연습을 사전 차단하고 향후 맞대응 행동의 정당성을 축적하기 위한 의도적 연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한미(일) 연합훈련 대응을 명분으로 핵무기 고도화와 재래식 현대화, 즉 '북한식 핵-재래식 연계'를 추진하고, 9~12월 사이 중대 무기 실험의 정당성을 빌드업하기 위한 차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이어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경 대응을 불러올 자극적 행동은 제한하고, 북·중 관계 개선 분위기에 미칠 여파, 10~12월 중국 4중 전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아세안 정상회의, G20 정상회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회의 등 북한 관련 현안이 다뤄질 회의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할 수 있다"며 "9월 15일부터 10월 10일 사이 1차로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한 맞대응 훈련, 당 창건 기념일 성과용 무기실험 등이 2~3회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두 담화는 대외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만 공개됐으며, 북한 주민들이 주로 보는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등 대내 매체에는 실리지 않았다. 이는 대내 결속보다는 대외 경고와 맞대응 명분 축적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