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절친' 보우소나루 재판 빌미 50% 관세폭탄WTO 무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실질적 분쟁해결 '요원'룰라 "대화할 뜻 없는 트럼프와 지금은 통화 않을 것"
  • ▲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출처=로이터ⓒ연합뉴스
    ▲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출처=로이터ⓒ연합뉴스
    브라질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쿠데타 모의 혐의 재판을 문제 삼아 브라질에 50% 초고율 관세를 부과한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브라질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며 "불공정한 정치 관세"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관보를 통해 "WTO 틀 안에서 관세와 관련한 공식 협의 개시를 요청하는 공문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보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폴랴지상파울루는 앞서 브라질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브라질 정부가 규정에 따라 WTO 사무국에도 사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의 이같은 협의 요청은 WTO 분쟁해결 절차를 밟기 위한 첫 단계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이 WTO를 사실상 무시하고 있어 WTO의 분쟁해결 기능은 무력화된 상태다. 브라질의 제소가 실질적인 분쟁해결로 이어질 지는 불확실하다.

    WTO의 규정에 따라 미국은 10일 내에 브라질에 입장을 표명해야 하고, 60일 안에 양자 협의를 통해 해결책 모색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이런 절차가 무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국제통상업계의 전망이다.

    양국이 협의에 실패할 경우 △패널 설치 요청 △분쟁해결기구(DSB, Dispute Settlement Body)의 패널 설치 △패널 위원 구성 △패널 심리 등의 절차가 진행된다.

    제라우두 아우키밍 브라질 부통령 겸 산업통상부 장관은 WTO 분쟁해결절차 개시에 관해 "최종 제소 결정은 룰라 대통령이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되면, 주저하지 않고 통화할 계획"이라면서도 "내 직감으로는 그가 대화할 뜻이 없는 것 같으며, 그런 그와의 직접 대화는 내게 굴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서 미국과의 직접 협의를 통한 관세율 조정과 더불어 다른 국가들과의 연대를 기반으로 한 WTO 제소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그러면서 이 과정이 무위로 돌아간다면 미국에 보복 관세로 맞대응할 가능성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