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 인터뷰 "내주께 품목별 관세 더 발표"…반도체 등 거론"韓 개방, 엄청난 사업 될 것…EU의 대미투자는 대출 아닌 선물"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예고해온 대로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CNBC 인터뷰에서 "다음 주 정도(next week or so)"에 품목별 관세를 더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대상 품목으로 반도체와 의약품을 언급했다.

    그는 특히 의약품에 대해 "처음엔 의약품에 약간의 관세(small tariff)를 부과하지만, 1년이나 최대 1년 반 뒤엔 150%로 올리고, 이후엔 250%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제약사들이 미국 밖에 있는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기는 데 필요한 시간을 1년에서 1년 반 정도를 주고 그 이후에 관세를 대폭 올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에도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매우 가까운 미래에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코로나19는 우리에게 교훈을 줬다"며 "우린 의약품을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고 있었다. 이제 과거처럼 대부분을 자체 생산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반도체에 대해서도 "미국에서 생산되기를 원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4월 수입산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국가안보 영향조사에 착수하며 품목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수개월간의 조사를 거쳐 조만간 실제 관세 부과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무역합의 결과를 자랑하면서 "한국은 자기 나라를 개방했는데 (시장을) 개방했을 뿐만 아니라 그건 엄청난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폐쇄된 국가였는데 이제 갑자기 우린 한국에 자동차, 트럭, SUV(스포츠유틸리티차)를 팔 수 있게 됐다. 우린 정말로 한국을 개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미국과 무역합의 전에도 미국산 자동차를 수입했지만, 미국은 한국의 자동차 안전·환경기준을 비관세 장벽이라고 주장해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은 이번 합의를 통해 미국의 안전기준을 충족한 미국산 자동차는 한국의 안전기준도 충족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로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이 관세를 낮추기 위해 약속한 대미(對美) 투자가 미국이 갚아야 하는 대출이 아니라 미국에 주는 돈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진행자가 유럽연합(EU)을 예로 들어 약속한 투자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그렇게 되면 그들은 35% 관세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건 선물이다. 대출 같은 게 아니다"라며 "갚아야 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들은 우리가 원하는 아무것에나 투자할 수 있는 6000억달러를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역합의의 세부내용이 없다는 지적에 "내가 원하는 아무것에나 600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게 세부내용"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태도를 고려하면 그는 한국이 투자를 약속한 3500억달러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가 설명한 대출이나 대출보증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향후 이견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