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새 일자리 26만개 증발 통계에…"나를 나쁘게 보이게 하려 조작"공직자 해고에 공화당서도 우려…"대통령 철 들라"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EPAⓒ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국의 고용 현황이 나빠졌다는 통계가 나오자 노동부 고용통계국(LBS) 국장을 즉시 해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를 나빠 보이게 하려고 일자리 수치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1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가 7월 비(非)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7만3000개 늘었다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에리카 매건타퍼 노동부 고용통계국장이 통계를 조작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글을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매건타퍼 국장은 지난해 대선 때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높이려고 일자리 숫자를 조작했다"며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썼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임명한 이 자를 즉시 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고용통계국은 고용과 소득 등에 관한 각종 데이터를 산출 및 관리하는 조직이다. 국장 임명에는 상원 인준이 필요하다.

    버지니아공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매건타퍼 국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1월부터 고용통계국장으로 재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조치에 전문가들 사이에서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고용통계국장을 지낸 윌리엄 비치 전 국장은 뉴욕타임스(NYT)에 "대통령의 주장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면서 "(매컨타퍼 국장의 해고는) 다른 통계의 독립성까지 위협하는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최근 통계에 따르면 두 달간 25만8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어서 이례적인 결과임은 틀림없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통령의 관세 및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 등으로 고용 통계의 잦은 수정이 불가피했고, 최근 통계 작성에 배정된 예산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데이터 수집 및 새로운 통계 기법 개발에 필요한 자원도 부족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통령의 마음에 들지 않는 통계 결과를 이유로 고위 공직자가 해고당하자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철 좀 들라(ought to grow up)"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