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표단도 "트럼프, 쉽게 사인해주지 않고 금액 왔다 갔다 했다""中과 세부사항 남았지만, 합의 확신…인도와는 무슨 일 일어날지 몰라"
  • ▲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50704 AP/뉴시스. ⓒ뉴시스
    ▲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50704 AP/뉴시스. ⓒ뉴시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과의 무역합의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투자액 등을 다소 증액했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무역합의에는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인도와의 협상은 지지부진하다고 시사했다.

    베센트 장관은 31일(현지시각) CNBC방송 '스쿼크박스'에 출연, 한국과의 무역합의에 대해 "(한국 측이) 매우 좋은 제안을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 제안을 약간 올렸고(moved the offer up a bit), 우린 매우 좋은 합의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협상 막바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한국 대표단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을 당시 대미(對美) 투자액 등을 놓고 증액 논의가 이뤄졌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앞서 한국 대표단으로 미국 워싱턴 D.C.를 찾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한·미 합의 타결 직후 한국 특파원단과의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달인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쉽게 사인해주는 분은 아니어서 금액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그런 과정들이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에서처럼 제안서에 적힌 숫자를 즉석에서 직접 고쳐 적지는 않았다고 한다. 구윤철 부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펜으로 투자액을 수정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한국은) 15%의 관세율을 적용받고 상당량의 미국 에너지를 구매할 것"이라며 "미국에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번 합의로 "다수의 무역장벽과 비관세장벽도 허물었다"며 "우린 훨씬 많은 에너지를 수출할 것이고, 우리 농부와 모든 수출업자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미 양국은 8월1일부터 부과 예정이던 25%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고 부과 중인 25%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내용의 합의를 타결했다.

    한국은 3500억달러(약 49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단행하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베센트 장관은 향후 다른 국가와의 협상에서도 "우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장벽 그리고 정량화하기 어려운 비관세장벽을 낮추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각국의 비관세장벽에 관해 구식 뉴욕시 전화번호부 같은 목록을 갖고 있다"고도 말했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두고는 "합의를 도출하리라고 믿는다"며 "아직 해결해야 할 일부 기술적 세부사항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적 세부사항도) 마무리되리라 확신한다. (아직은) 100% 끝난 건 아니다"라며 "중국 측과 이틀 일정을 가득 채워 만났다. 중국은 거친 협상가들이고 우리도 거칠다"라고 말했다.

    중국 측 협상 카운터파트인 허리펑 부총리는 "존경받는 정치인이자 거친 협상가"라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 인도와는 무역합의를 타결하지 못했다. 베센트 장관은 8월1일 전 인도와의 합의 타결 여부에 관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인도에 달렸다"라고 했다.

    이어 "인도는 협상 테이블에 일찍 나왔지만 느리게 움직여 왔다"면서 이로 인해 "대통령과 모든 협상팀이 불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인도가 "제재 대상인 러시아 석유의 대규모 구매자"라면서 인도가 "훌륭한 국제 행위자는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합의가 늦어지는 다른 국가를 향해서는 "8월1일 데드라인이 다가오고 있다"며 "이전에 말했듯 관세율은 4월2일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선거가 있었고, 새로운 정부라는 점에서 완전한 협상을 할 입장이 아니었다"며 "특별한 사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