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6일 홈경기에서 부천에 0-1 패배후반 경기 지배했으나 자책골로 실점현재가 아닌 미래의 희망을 제시하는 팀, 홈팬들 박수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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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전 만난 차두리 화성 감독은 어린 선수들과 함께 하는 것이 행복하다며 웃었다.ⓒ뉴데일리
원정팀 팬들의 목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는 구장이 있다.더불어 팀 성적은 최하위권. 평균관중 수는 리그 꼴찌다. 스타 선수는 없고, 프로에서 검증된 감독도 없으며, 프로클럽의 역사도 없다. 그럼에도 희망이 보이는 구단이 있다. 화성FC다.올 시즌 프로화를 추진해 K리그2(2부리그) 막내팀으로 합류한 화성이다. 현재 성적은 4승 4무 11패, 승점 16점으로 K리그2 14개 팀 중 13위. 18라운드 기준으로 평균관중은 14개 팀 중 14위인 1868명.무명 선수들이 팀의 주축이고, 감독은 프로에서 경험이 이번이 처음인 차두리 감독. 크게 내세울 것 없는 부족함을 가득 모아놓은 팀. 그럼에도 이들은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6일 화성의 홈구장인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K리그2 19라운드. 화성의 상대는 리그 3위의 강호 부천FC였다. 서포터즈의 열정적인 응원으로 유명한 부천. 이날도 경기장 한편에 자리 잡은 부천 팬들의 열정적 목소리는 경기장을 지배했다. 수적으로도, 데시벨로도 화성을 압도했다.그렇다고 화성 팬들의 응원 열정이 부족한 건 아니었다. 19라운드에서는 평균관중을 넘어서는 2013명이 왔다. 그래도 부족했다. 수적으로 밀려도, 아직 프로의 응원 체계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했음에도, 그들은 진심을 다해 화성을 응원했다. 홈구장에서 원정팀의 분위기를 느껴야만 하는 상황 속에서도, 그들은 90분 내내 목소리를 멈추지 않았다.팬과 선수는 일심동체라고 했던가. 화성 팬들처럼 화성 선수들도 아직 완벽한 프로의 모습을 갖추지 못했다. 화성의 주축 선수들은 대부분 젊은 유망주들이다. 지금의 성과보다 미래를 기대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전진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이런 선수들을 이끄는 수장인 차두리 감독. 화성에 '차두리 유치원'이 설립된 이유다.한국 축구에서 '유치원'이라는 단어의 등장은 2009년이다. 조광래 경남FC 감독으로부터 나왔다. 어린 선수 발굴에 힘을 쏟았고, 젊음의 힘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며 결과를 낳았다. '조광래 유치원'은 K리그 돌풍의 중심에 섰다.네임드 선수 위주로, 이름값으로 성적을 추구했던 축구의 일반적인 흐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것이다. 조 감독은 이후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차 감독도 비슷한 철학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현실적으로 이름값 있는 선수를 영입하지 못하는 구단 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차 감독은 원래 어린 선수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스타일이다. FC서울 유스인 오산고에서 어린 선수 육성과 활용법을 이미 증명했다.이런 철학을 프로 구단에 심기 위해 화성으로 왔다. 당연히 시행착오가 있다. 성공을 장담할 수도 없다.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다. 프로 세계는 만만하지 않다. 정글이다. 낭만 따위는 없다. 상대를 밟지 못하면 자신이 밟힌다. 그럼에도 차 감독은 도전을 결심했다. 어린 선수들이 한국 축구의 미래라는 책임감을 가지고.이번 부천전에서도 '차두리 유치원'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었다. 차 감독은 22세 이하(U-22) 선수를 무려 6명이나 선발 라인에 포진시켰다. 파격적인 선택이다. 김대환·박준서·함선우·전성진·박재성·박주영까지. 30도가 넘는 더운 날씨에 주중 코리아컵을 치르고 온 부천을 젊음으로 공략하겠다는 의도였다.전반전. 아직 체력이 남아 있는 부천을 상대로 화성은 고전했다. 아직 프로의 옷을 완벽하게 입지 못한 그들. 투박했다. 정제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톱니바퀴처럼 딱딱 맞아떨어지는 프로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야생마가 달리는 듯한.후반전에는 달랐다. 부천이 지치기 시작됐다. 젊은 화성은 힘이 넘쳤다. 차 감독의 의도대로 경기는 흘러갔다. 화성 선수들은 빠른 역습으로 매서운 공격을 시도했다. 그들을 보면 활력이 느껴졌다. 부천이 위기에 몰렸다.그러나 집중력에서 부천은 화성보다 한 수 위였다. 프로는 지쳤을 때도, 체력적으로 밀렸을 때도 승리할 수 있다. 부천이 그랬다. 화성보다 노련했다. 후반 17분 부천의 선제골이 터졌다. 부천 선수가 넣은 골이 아니었다. 화성 함선우의 자책골이었다.화성은 경기를 주도하고 있었음에도 승리하는 법을 터득하지 못했다. 공격에서도 결정적 찬스를 만들었지만, 마지막 세밀한 슈팅이 나오지 않았다. 수비 집중력이 무너지고, 골 결정력이 떨어지면, 프로에서는 절대 이길 수 없다.패배했지만 화성 선수들은 화성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지더라도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경기가 있다. 그 모습을 화성 선수들이 홈팬들에게 제대로 보여줬다. 분명 박수를 받을 가치가 있었다.그들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1골을 추격하기 위해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모든 것을 걸고 뛰었다. 패배하지 않겠다는 간절함이 보인 경기였다. 화성의 젊음은 그렇게 90분 내내 뛰고, 뛰고, 또 뛰었다. -
- ▲ 부천과 K리그2 19라운드가 열린 화성종합경기타운에든 2013명의 관중이 왔다.ⓒ뉴데일리
마지막 장면은 압권이었다. 젊음이 할 수 있는 특권. 진부함을 거부하는 것이다. 경기 종료 직전 얻은 마지막 코너킥. 화성 대부분 선수들이 부천 골문 앞에 모여 있었다. 일반적으로 공을 골대 쪽으로 바짝 붙여 헤더, 혹은 혼전 상황을 노려 골을 넣는다.화성의 선택은 달랐다. 예상을 벗어났다. 박스 외곽에 있던 전성진에게 공을 올렸고, 그는 왼발 발리 슈팅을 때렸다. 멋진 장면. 공은 골대 위로 떴다. 그렇지만 다름을 보여준 그들의 신선한 도전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그들은 분명 화성 팬들에게 희망을 제시했다. 지금이 아닌 내일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선물했다.아직 부족하지만, 화성 선수들이 칭찬을 받는 점도 있다. 전문가들은 화성의 경기력에 기복이 적다는 것을 큰 장점으로 꼽았다. 화성은 올 시즌 완전히 무너지는 경기가 거의 없었다. 대등하게 맞섰다. 공격력과 수비력에서 2% 부족한 것을 채우지 못했을 뿐. 부천전도 잘 싸웠다.차두리 유치원생들은 그렇게 또 지고, 그렇게 또 배우고, 그렇게 또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 화성 구단이 의도했는지 모르겠지만, 공교롭게도 하프타임 공연 때 나온 노래가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라고 외치는 소녀시대 노래였다.경기 전 만난 유치원장 차두리는 웃었다. 희망을 보고 있기에 미소 지을 수 있었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길로 들어선 차 감독. 험난한 길이 열렸다. 그렇지만 그는 행복하다고 했다. 한 경기 패배가 그의 행복을 막을 수 없다."아마와 프로는 다르다. 프로의 세계에서 자신의 색깔을 보여줘야 한다. 1라운드보다 프로 세계에 적응했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선수들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아직 팀에 어린 선수가 많다. 경험이 적은 팀이다. 이런 선수들은 장점을 빨리 배운다. 겁이 없고, 열정과 에너지가 넘친다. 2라운드에 들어와 선수들이 경기장 안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발전했다. 3라운드에서는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1라운드를 돌아보면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 어려운 경기를 선수들이 잘해줬다. 어린 선수들이 차근차근 배워가고 있다. 공격부터 수비까지, 모두가 함께 하는 축구를 시도하고 있다. 굉장히 행복하고 즐겁다. 성적은 하위권이라 하는데, 선수들이 발전하는 모습, 훈련장 안에서 열심히 하고 에너지와 열정을 쏟는 모습, 더 잘하겠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하루하루가 즐겁다. 정말 행복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