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출석한 임성근, 의혹 부인 … "수중수색 지시 안 했고, 김건희 몰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핵심 수사 대상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일 오후 특별검사팀의 첫 소환조사에 출석했다. 임 전 사단장은 "수중 수색 지시를 한 적 없기 때문에 법적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연관된 '구명 로비' 의혹이나 'VIP(윤 전 대통령) 격노설'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한샘빌딩 앞에서 해병대원 사망에 책임을 느끼냐는 취재진 질문에 "당시 사단장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수중으로 들어가 수색하라는 지시를 하지 않은 저에게는 법적 책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건희 여사가 배후로 지목된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자신이 친분이 있는 김건희 여사에게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임 전 사단장은 "이종호씨와는 일면식도 없고, 아는 사이가 아니다"라며 "김건희 여사와도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이른바 '격노설'에 대해서도 "전혀 들은 바 없다"며 "언론을 통해 들었다"고 말했다.

임성근 전 사단장은 특별검사팀 수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박정훈 대령과 해병대 수사단은 외압의 피해자인데, 그런 피해자가 특검 수사관이 되어 수사에 참여하는 것은 곧 피해자가 가해자를 수사하는 것이라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또한 특검이 자신을 핵심 피의자로 지목한 것에 대해서는 "수사 기록도 제대로 보지 않고 예단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임성근 전 사단장은 이날 특검에 자신의 스마트폰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비밀번호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 중인 특검팀은 이날 오전 현판식을 열고 오후에 곧바로 임성근 전 사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수사를 개시했다. 이명현 특검은 첫 소환 대상으로 임 전 사단장을 지목한 이유에 대해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인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