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7일~8월 3일 명동예술극장…'영원한 동승' 지춘성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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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극단은 함세덕의 '동승'을 재창작한 연극 '삼매경'을 7월 17일~8월 3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국립극단
국립극단은 함세덕의 '동승'을 재창작한 연극 '삼매경'을 7월 17일~8월 3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삼매경'은 한국 연극의 태동기라 할 수 있는 근현대사가 발아한 우리 희곡에 현대적 감각을 입혀 무대에서 영원히 숨 쉬는 '한국적 고전'을 탄생시키고자 기획됐다.원작 '동승'은 한국 연극사를 대표하는 문인 함세덕(1915~1950)이 극작해 유치진 연출로 1939년 초연했고, 그해 제2회 연극대회 극연좌상(동아연극상의 전신)을 수상했다. 이후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됐으며,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로 출제되기도 했다.'동승'은 깊은 산 속, 자신을 두고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동자승 '도념'의 이야기를 그린다. 불성과 인성의 갈등, 운명과 인연을 반복시키며 인간의 주체적 의지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삼매경'은 시대의 흐름을 고스란히 품은 한 편의 연극 연대기이자, 한 배우의 자전적 기억으로 다시 태어난다.1991년 박원근이 연출한 '동승'에서 25살의 나이로 '도념' 역을 맡았던 배우 지춘성(59)이 세월을 입은 '도념' 역을 연기한다. 지춘성은 '동승'으로 제15회 서울연극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이듬해 제28회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인기상을 받았다. -
- ▲ 1991년 25살의 나이로 '동승'의 '도념' 역을 연기한 지춘성 배우의 당시 공연 모습.ⓒ국립극단
벽산희곡상, 서울예술상, 백상예술대상을 석권한 이철희가 '삼매경'의 재창작과 연출을 맡는다. 이철희는 전통 연극의 미학적 가치를 현대적 맥락에서 재조명하는데 탁월한 연출력으로 '맹', '진천사는 추천석', '조치원 해문이' 등의 대표작을 탄생시켰다.'삼매경'은 연극적 상황에 극단적으로 몰입하는 배우의 의식과 물아일체의 여정적 서사 구조를 앞세워 관객에게 고뇌하는 인간으로서 스스로를 구원하고자 하는 의지를 묻는다. 34년 전 자신의 역할을 실패라고 여기며 연극의 시공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배우는 결국 오른 저승길에서 삼도천으로 뛰어든다.이철희 연출은 "배우는 독을 굽는 가마 안에 자신을 던지는 사람 같다"며 "정말 끝없이 좌절하고 생동하는 업(業)인 것 같다. 배우가 현실에서 실제로 겪는 그러한 고뇌와 의지를 역으로 극 속으로 데려와 현실과 연극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그 지점을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밝혔다.극중극의 형태로 '삼매경'이 오르는 명동예술극장 안에 또 다른 극장이 들어서는 무대도 볼거리다. 무대를 책임지는 이태섭 디자이너는 '한국 공연 무대의 대부'로 일컬어지며 1990년 데뷔 후 34년 동안 200여 편의 무대 미술을 담당해 왔다. '빛의 조련사' 김창기 조명 디자이너도 참여해 강렬한 미장센을 보여줄 예정이다.국립극단은 7월 26~28일 한국수어통역을 비롯해 한글자막, 음성해설, 무대모형 터치투어, 사전 대본열람, 이동지원을 제공하는 접근성 회차를 운영한다. 20일과 27일 공연 종료 후에는 이철희 연출과 지춘성 배우 등이 참석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