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 접전 끝에 보수 역사학자 출신 야권 후보 당선폴란드 국익우선 기조에 유럽과 관계 변화 전망
  • ▲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 선거 당선자. 출처=로이터ⓒ연합뉴스
    ▲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 선거 당선자. 출처=로이터ⓒ연합뉴스
    1일(현지시각) 치러진 폴란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지지를 받는 민족주의 우파 성향의 야권 후보 카롤 나브로츠키가 접전 끝에 당선됐다.

    2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폴란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개표 결과 무소속 나브로츠키 후보가 50.89%의 득표율로, 49.11%를 획득한 라파우 트샤코프스키 바르샤바 시장을 제치고 당선됐다고 밝혔다.

    친(親)유럽연합(EU) 성향의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주도하던 개혁노선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폴란드의 대외 정책과 유럽 내 입지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은 EU와의 관계 개선을 추진한 폴란드 여당과 폴란드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내건 민족주의 우파 야당 법과정의당(PiS)간 대결 양상으로 치러졌다. 나브로츠키 당선자는 무소속이지만 PiS의 지지를 받았다.

    나브로츠키 당선자는 아마추어 복서 출신이자 범죄 조직 등을 연구한 보수 역사학자라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폴란드 헌법이 유럽법에 우선한다면서 유럽 난민협정에서도 탈퇴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적극 협력해 안보 불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반유럽·친트럼프 정책을 내세웠다.

    지난달 치러진 1차 대선 투표에서는 13명의 후보 중 과반을 획득한 후보가 없어 1위인 트샤스코프스키 후보와 나브로츠키 후보가 이날 결선을 치렀다. 나브로츠키 후보는 1차 투표에서는 트샤스코프스키 후보에 소폭 뒤졌지만 격차를 좁히면서 결선에서는 승리했다.

    AFP 통신은 이번 투표 결과가 나토(NATO, 북대서양 조약 기구)와 유럽 국가의 양극화를 확실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AFP는 나브로츠키가 승리함에 따라 폴란드 정부가 추진해온 진보적 정책들이 대부분 중단되고, EU와 폴란드의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폴란드는 의회 다수당 소속 총리가 내각 인사들을 지명하고 실권을 행사한다. 그러나 대통령도 군 통수권, 법안 거부권, 사면권 등 상당한 권한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