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선대위 구성 발표 … 윤여준 총괄선대위원장'우파 성향' 이석연-이인기 전 의원도 선대위원장비명계 김경수·김부겸·우상호·김영춘 등도 참여'국민 통합' 선대위 표방 … 영입 인재는 올드보이"이미지 뒤섞여 흐릿하단 느낌" 당내서도 반신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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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2022년 2월 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국가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우파 인사와 비명(비이재명)계·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을 포진시킨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각계의 인사를 결집시켜 용광로 선대위를 표방했으나 정작 영입 인사들은 영향력이 미미한 '올드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민주당은 30일 국회에서 6·3 대선을 위한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발표했다. 선대위의 공식 명칭은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대위'다. 총괄선대위원장에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과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는다.당내 인사로는 친문(친문재인)계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 당연직으로 참여한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포함됐다.공동선대위원장에는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이 상임위원장을 맡는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이인기 전 새누리당 의원이 외부에서 합류했다. 나머지 공동선대위원장은 민주당 최고위원과 이 후보의 정치 스승으로 불리는 정동영·박지원 의원 비명계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우상호 전 의원이 참여한다.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인선에 대해 "이념적으로 중도니 보수니 진보니 보다 정말 큰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한 국민 통합을 실현하는 그런 선대위가 돼야 한다"면서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어떤 분을 모실지 고민을 많이 했고 이재명 후보와 좋은 인연을 맺고 있는 분 중에서 국민 통합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분들을 모셨다"고 밝혔다.특히 민주당은 우파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영입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대표적으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윤 전 장관은 이회창의 책사로 불리며 우파 진영 싱크탱크 역할을 했었다. 2012년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그를 국민통합추진위원장으로 발탁했다. 2013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합류했다가 2014년에는 안철수 신당에 참여했다. 2016년에도 안 의원 신당에 합류해 창당준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정작 유 전 장관이 도운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 경우는 없다.이념을 가리지 않고 좌우를 넘나드는 그의 행보를 두고 '기회주의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윤 전 장관은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를 돕는 이유로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분이니 그분이 좋은 대통령이 되게 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인기 전 의원은 전형적인 TK(대구·경북) 겨냥 영입으로 꼽힌다. 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 지역에서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치며 3선 의원을 지낸 이 전 의원을 통해 취약 지역인 경북 지역의 표심을 끌어온다는 계산이다. -
- ▲ 더불어민주당이 30일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대위'를 출범시켰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왼쪽부터),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김부겸 전 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이 총괄선대위원장에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
이 전 법제처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법제처장을 지냈다. 1988년 출범한 헌법재판소의 제1호 헌법연구관으로 불린다. 지난해 11월 이 후보는 이 전 처장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이 전 처장은 까다로운 정치 현안마다 이 후보의 편을 들며 외부 스피커 역할을 했다.윤석열 전 대통령의 2022년 6월 지방선거 공천 개입 의혹을 비판했고, 이 후보가 지난해 11월 공직선거법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현저히 균형을 잃은 판결"이라고 했다.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수의 우파 인사 영입을 위해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JP(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남자'로 불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도 물망에 올랐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모두 일했던 경제 원로로 불린다.우파 인사뿐 아니라 노무현 정부 출신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도 합류했다. 강 전 장관은 당시 검찰 개혁 등을 추진하던 노무현 정부 최전선에서 노 전 대통령을 도왔다. 노 전 대통령과 검사가 생방송으로 의견을 주고받았던 '검사와의 대화'도 추진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하지만 정치권의 평가는 좋지 않다. 영입 인사들이 이미 정치권을 떠났던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그마저도 이 후보의 단점을 희석시키기 위한 중도·보수 우클릭의 '얼굴마담'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선대위 인선을 통해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려다 보니 오히려 정리가 되지 않는 것 같다는 비판도 나온다. 좌우를 모두 아우르겠다는 것이 이 후보의 생각이지만 총괄선대위원장과 공동선대위원장을 합치면 총 22명에 달한다.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다는 의미다.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에 "첫 이미지는 화사하다기보단 약간 뒤섞이고 오래된 느낌으로 다가온다"면서 "용광로 선대위는 진정성을 가지고 녹아 들이고 싶다는 이재명 후보의 소망을 말하는 것인데 정작 화학적 결합이 될 수 있을지 진보 진영 다른 정당들과 시민사회를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