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전 대표로 89.77% 득표 확정각종 여론조사 1위 달리지만 결과 속단 힘들어 김형준 교수 "투표 당일날 결정했다는 사람이 15.3%""한국은 결국 40%는 진보, 40%는 보수, 20%가 중도""민주당 일극체제, 이재명 포비아 불러일으킬 것"국힘 후보들 일제히 한덕수 대행과 '원샷경선' 후 단일화 의지 표명
  • ▲ 26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제2차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한동훈, 김문수, 홍준표 후보. 2025.04.26. ⓒ뉴시스
    ▲ 26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제2차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한동훈, 김문수, 홍준표 후보. 2025.04.26.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7일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최종 득표율 89.77%의 압도적 득표다. 이 전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2위 후보와 오차 범위 밖의 월등한 우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선 투표일까지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며 결과를 속단할 수 없다고 전망한다. 특히 우파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지면 6·3 대통령 선거 구도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일방 독주 체제가 아니라 '48대 52'구도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저명 정치학자의 분석도 나왔다.

    지금 당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처럼 보이지만, 한국의 정치 지형상 박빙 구도로 바뀔 것이기 때문에 이른바 '빅텐트' 결과에 따라 승자는 예측 불허 상황에 빠질 것이라는 뜻이다. 

    김형준 배제대 석좌교수는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와 김경수 후보, 김동연 후보(지지율)를 전부 다 하면 44%다. 한덕수(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포함해서 범여권이라고 할 수 있는 후보를 전부 다 합치면 38%"라며 "44%, 38%로 좁혀진다는 건데 저걸 단순하게 무조건 (이재명) 일강체제라고 본다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그래서 일강체제가 아니라 이재명 대세론이 유지되느냐, 유지되지 않느냐가 앞으로 본선에서 핵심적인 사항이라고 볼 수가 있는 것"이라며 "그동안 한국 데이터를 가지고 쫙 분석을 해보면 결국은 40%는 진보, 40%는 보수, 20%가 중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송 3사 출구조사를 할 때 '선생님께서는 후보를 언제 결정하셨습니까?' 라고 물어봤을 때 투표 당일날 결정했다는 사람이 15.3%였다"며 "깜짝 놀란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일주일 전까지도 누구를 찍을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37.5%"라며 "(그렇기 때문에) 현재 있는 저 상황을 가지고 무조건 (이재명) 일강이다, 대세론이다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는 범 우파진영 단일화를 통한 '반(反) 이재명 빅텐트'가 이루어지느냐 여부라면서 "그게 만약에 이루어진다고 한다면 48대 52 구도로 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아울러 "(좌파와 우파 중 )누가 48이고 누가 52이고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로 완전히 대한민국이 진영에 의해 나눠진 것"이라며 "지난 탄핵 찬반 집회 때 보수가 결집력을 보여준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이게 딱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게 되면, 후보가 결정이 되면 지금보다는 훨씬 다른 양상이 펼쳐질수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재명 일극체제'는 '이재명 포비아'로 역효과가 날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지금 90%에 육박하는 민주당의 (이재명) 일극체제는 '이재명이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는 공포를 심어줄 수 있다"며 "입법권과 행정 권력을 동시에 가졌을 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에 대한 포비아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이것은 민주당이 굉장히 조심해야 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 2차 경선 후보 4명이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의지를 일제히 피력했다. 

    이번 국민의힘 2차 경선 후보들이 한 대행과 단일화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지난 19대 대선 패배의 뼈아픈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촉발된 2017년 제19대 대선에서 우파 진영은 탄핵 찬성과 반대파로 분열된 채 선거를 치렀다.

    그 결과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41.08%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범 우파진영 후보들의 득표율은 홍준표(자유한국당) 24.03%, 안철수(국민의당) 21.41%, 유승민(바른정당) 6.76% 등이었다. 범 우파 진영 후보들의 득표율을 모두 합치면 52.2%로, 문재인 후보 보다 12.12%p 앞섰다.

    국민의힘 2차 경선 후보들은 이날 한 대행과의 단일화 의지를 밝히며 '우파 대통합'을 강조했다.

    홍준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의) 최종 후보가 되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단일화 토론을 두 번 하고 원샷 국민 경선을 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내가 우리 당 대통령 후보가 못 되더라도 이재명만 잡을 수 있다면 흔쾌히 그 길을 택하겠다"고 했다.

    김문수 후보도 한 대행과 단일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는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덕수 대행이 출마한다면, 저는 흔들림 없이 단일화를 주장해온 후보로서 즉시 찾아뵙고 신속하고 공정한 단일화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우리 당 후보로 결정되면 이재명을 이기려는 모든 세력과 손잡고 극적인 승리를 거두겠다"며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선거다. 당원·동지 여러분께서는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에 임하셔서,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우리 당의 열망을 보여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 역시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이 이번 대선에 출마한다고 하면 우리 당 최종 후보와 함께 경선을 통해 결국은 최종 (단일) 후보를 뽑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대결했을 때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객관적이고 정확한 방법으로 뽑히길 바란다"며 "무소속이라고 할지라도 그 소속과 상관 없이 함께 경선을 치를 수 있다. 대상이 한 총리 혼자라면 입당하는 게 훨씬 더 좋은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후보는 이날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따로 내지 않았지만, 지난 24일 "(한 대행은 저와) 생각이 완전히 같다. 저에겐 기득권을 지키는 것보다 국민의 승리가 우선"이라며 단일화에 찬성한다는 뜻을 내비쳤었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행이 29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뒤 이르면 30일 사퇴 후 대선 출마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 선출일이 다음달 3일이고, 공직자 사퇴 시한이 4일이라는 점을 감안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