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어게인' 외치는 2030세대 물결청년 우파는 썩은 구조를 도려낼 마지막 세대'좌파 담론은 위선' … 대학가서 우파 목소리정치가 목적 아냐 … 말하는 청년이 정치 바꾼다
  • ▲ 지난 8일 이태원에서 진행된 '윤 어게인' 행진에 참여한 박준영 자유대학 부대표. ⓒ정상윤 기자
    ▲ 지난 8일 이태원에서 진행된 '윤 어게인' 행진에 참여한 박준영 자유대학 부대표. ⓒ정상윤 기자
    "우리가 윤석열을 외치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바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싶어서다."

    이념적으로는 좌파적 가정, 그러나 실천은 우파의 길을 선택했다.

    박준영 연세대 학생은 '윤 어게인' 운동을 이끄는 '자유대학' 부대표다. 박성제 전 MBC 사장, 정혜승 전 청와대 비서관이라는 정치적으로 좌파적 배경을 가진 부모 밑에서 자란 그는 지금은 거리로 나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고 있다.

    그는 21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좌파 가정에서 우파를 선택하게 된 이유, 현재 자신을 포함한 수많은 청년이 '윤 어게인'을 외치는 이유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가장 먼저 꼽았다. 

    "옳다고 믿는다면 가는 것이다."

    그는 '정신의 싸움'이라고 했다. 정치인의 라인이 아니라 정신의 계승자, 청년 우파로서의 자각, 자유민주주의의 회복이 지금 자신이 싸우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지금의 청년이야말로 "부패한 구조를 도려낼 수 있는 유일한 세대"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부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좌파 이념을 가진 부모님과 다른 길을 걷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가.
    "부모님과 멀어질지라도 제 길이 맞다고 생각했다. 전환점은 많았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제 인생은 제가 판단하고 책임도 제가 지고 싶다는 점이다. 그게 바로 우파의 정신이다. 내가 말하고 표현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부모님의 방향보다 내가 생각하는 옳은 길을 선택한 것이다. 지금 당장은 멀어질 수 있어도 제 소신과 가치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유대학에 합류한 계기와 역할은 무엇인가.
    "자유대학은 계몽운동이다. 캠프가 아니다. 처음에는 연세대에서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하고 싶었다. 김준희 자유대학 대표가 모은 대학연대의 단톡방이 있었고 그 안에서 내가 릴레이 방식으로 해보자고 제안했다. 그걸 기획하고 추진하면서 공동대표도 맡았다가 지금은 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특정한 직책이나 역할이기보다는 김 대표와 방향성을 같이 고민하면서 실무 전반을 이끌고 있다.

    자유대학 운동을 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정치외교학과 학생도 아니고 정치에 관심 있던 친구들도 아니다. 어느 캠프에 속해 있지 않았고 누굴 따르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단지 계몽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모였다. 사람들이 왜 이 나라가 위험한지 모르는 것 같아 그걸 알리고 싶었다."

    -'청년 우파'란 무엇이라고 보나.
    "청년 우파는 썩은 구조를 도려낼 마지막 세대다. 청년 우파야말로 지금 대한민국을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재건할 수 있는 주체라고 생각한다. 지금 나라를 썩게 만든 건 586 운동권만이 아니다. 뒷돈 받고 약점 잡히고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정치인들이다. 이 사람들은 카르텔을 형성해 자기들끼리 잘 살고 있다. 그런 걸 도려내는 건 우리밖에 없다고 본다. 청년들이 이 나라의 미래를 살아갈 주체인데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누가 바꾸겠는가."

    -'윤 어게인'이라는 외침의 의미는 무엇인가.
    "윤 대통령은 '위기의식을 알려준' 지도자다. 윤 대통령은 이승만, 박정희처럼 나라를 일으킨 지도자들과 또 달랐다. 그는 나라가 얼마나 위험한지 국민에게 처음 알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권 이후 북한·중국 간첩이 들끓었는데 사람들은 잘 몰랐다. 언론도 말하지 않았다. 그걸 윤 대통령이 담화로 터뜨렸고 저는 거기서 위기의식을 느꼈다.

    위기를 직면하니 아이러니하게도 희망이 생겼다. 사람들이 '그래도 누군가 말하니 나라가 바뀔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가진 것이다. 사실 젊은 세대는 암울했다. 나라를 떠나고 싶고 노인 부양도 부담스러웠고 희망이 없었다. 그때 윤 대통령이 한 말 속에서 희망을 봤다. 그게 윤 어게인의 핵심이다."

    -청년 주도의 거리 행진, 계속 커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가.
    "청년 행진은 단순한 분노가 아닌 능동적인 윤 어게인이다. 이태원에서 시작한 행진은 첫날에는 1만 명이었다. 그런데 지난 17일 뚝섬에서 시작한 행진은 2만 명가량 모였다. 우리는 단지 따라가는 게 아니라 '윤석열 정신을 우리가 계승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스스로 정체성과 메시지를 가지고 나서는 '능동적인 윤 어게인'이다. 그 점에서 공감받고 합류가 늘고 있다."

    -왜 대학가에서 부정선거 캠페인을 시작했나.
    "젊은 날의 의무는 부패에 저항하는 것이다. 지난 겨울에 충격을 받았다. 대학생들이 부정선거 문제에 대해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걸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학생들이 일어나니까 반응이 뜨거웠다. 자유대학의 한 학생이 '젊은 날의 의무는 부패에 저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에 동의한다. 진정성은 권력이 없을 때 더 빛난다. 우리는 눈치 보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대학가에서 우파 담론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좌파 담론은 위선이 됐고 청년은 그걸 다 안다. 과거에는 좌파가 권력에 저항했다. 지금은 그 좌파 세력이 타락한 권력이 됐다. 좌파 카르텔의 위선을 너무 많이 봤다. 뱃속 채우고 부패하고 조작하는 모습이다. 청년들은 그걸 꿰뚫어 보고 있다. 대학가 내 좌파가 주장하는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 담론도 과격해지고 피곤하다는 인식이 많아졌다. 반면 우리는 기존 권력에 저항하는 모습, 정직으로 진정성을 얻고 있다고 본다."

    -우파 지지자라는 이유로 실질적인 불이익을 받은 적이 있나.
    "윤 지지자라는 이유로 신상이 박제됐다. 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심지어 '신천지다' '학생도 아니다' 이런 식으로 공격한다. 나중에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 얼굴 다 올라올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이게 애국 표창장'이라고 웃으면서 넘겼지만 법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정치 참여 의사는 있나.
    "정치인이 되겠단 생각은 없지만 이미 우리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시민운동을 하고 있고 발언이 힘을 갖게 됐다고 느낀다. 대한민국을 바꾸는 데 가장 효과적인 길이 정치라면 언젠가는 그 길을 택할 수도 있다고 본다."

    -지금 정치권에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청년들이 현 정치인들이 어떤 생각으로 뭘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청년들은 다 알고 있다. 좌우 진영을 떠나서 어떤 정치인이 자기 이익을 위해 정치를 하는지 누가 나라를 위한 정치를 하는지 말이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청년이 직접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하는 날 기존 정치인은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