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14∼18일 베트남 등 동남아 3국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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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4일부터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국빈 방문한다. 올해 첫 해외 일정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고립 관세 공세에 대한 외교적 반격의 성격이 짙다.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넘어 외교전쟁으로 확전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제3국을 향한 양국의 외교 공세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1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오는 14∼18일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국빈방문할 예정이다. 14일부터 이틀간 베트남을 찾고 15∼18일은 올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순회 회장국인 말레이시아, 캄보디아에 머무는 일정이다.베트남은 아세안 내 중국의 최대 교역국이며, 말레이시아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으로 중립 외교를 펴고 있는 핵심 국가다. 캄보디아는 대표적인 친중 우방이다.이번 순방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결정 이후 전격 발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각국에 부과한 상호 관세를 90일 유예하되, 중국만 예외로 두고 145%의 누적 고율 관세를 정식 발효했다. 사실상 중국만 때리는 '고립 작전'에 돌입한 것이다.백악관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겨냥한 것"이라며 정당성을 주장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을 고립시키고 다른 국가들과 줄 세우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중국은 즉각 84%의 대미 보복 관세로 대응하며, 미국산 영화 수입 제한, 유학·관광 자제령 등 비관세 보복도 병행하고 있다. 동시에 외교 전선을 대대적으로 확대 중이다.시 주석의 순방 외에도 왕원타오 상무부장은 EU(유럽연합), G20 의장국 남아공,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잇따라 회담을 진행했고, 리창 국무원 총리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통해 "자유무역 질서를 함께 지키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또 EU와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율 관세 문제를 놓고 철폐 협상 재개에도 합의했다.그러나 중국의 외교적 노력이 모두 통하는 건 아니다. 인도와 호주 등 과거 중국과 갈등을 겪었던 국가는 협력 요청을 거절하고 있으며, EU 내에서도 중국과의 전략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이처럼 미국은 '중국만 때리기', 중국은 '외교 포위망 해체'에 나서며 양국 간 패권 경쟁은 점점 '내 편 네 편'의 프레임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이런 구도가 장기화되면 중소 국가들에겐 선택의 압박이 커지고 외교적 자율성이 위축되는 '피로감'이 누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