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1만6000원' M83, 상장 첫날 5만4800원까지 급등박인규 전 대표 측근들 M83 상장 전 투자해 대규모 차익실현박인규 사단 엑시트 후 상장 1년도 안 돼 주가는 3분의 1 토막M83 상장 직후 박인규가 설립한 개인 회사에 수십억원 투자투자 당시 매출 전무한 자본금 1억원 짜리 신생 법인회사 측 "보도 내용 전혀 사실무근…민형사 소송 제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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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83 CI. ⓒM83
컴투스그룹 관계사 전직 임직원들이 시각특수효과(VFX) 기업인 'M83'에도 코스닥 상장 전 자금을 투자해 수익을 챙긴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이들 대부분이 상장이 되자마자 주식을 내다 팔아 수익 잔치를 벌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이들은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 보다 무려 3배 이상 급등하자 보유 지분을 팔아 수익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는데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대까지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14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M83은 상장 전인 지난 2021~2022년 사이 모두 7차례에 걸쳐 자금 유치를 위한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컴투스그룹 관계사 전직 임직원들은 이 과정에서 M83 지분을 사들였는데 M83은 이들이 주식을 사들인 이후인 지난해 2월 '1대 10' 액면분할과 '1대 2' 무상증자를 실시했다.컴투스그룹 관계사 전직 임직원들의 당초 M83 지분 매입가격은 주당 12만5000원 정도였는데 M83이 액면분할과 무상증자를 잇따라 실시하면서 보유 주식수가 20배 늘어나고 주가도 20배 희석돼 주당 가격은 6250원이 됐다.같은 해 8월 22일 M83은 공모가 1만6000원에 150만주를 신주로 공모하며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신주 공모로 인해 기존 주식의 주당 가격은 5010원으로 조정됐지만 공모가가 1만6000원으로 결정되면서 기존 주주들은 최소 219%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M83의 주가는 상장 첫날 장이 시작하자마자 급등했다. 오전 9시16분께는 공모가 대비 84%가량 오른 2만9450원에 거래됐고 이어 오후 1시30분께는 242%가량 급등한 5만4800원에 거래돼 장중 최고가를 기록했다.컴투스그룹 관계사 전직 임직원들이 만일 5만 원대에서 주식을 팔았다면 무려 9배가량의 이득을 볼 수 있었다는 얘기다.하지만 상장 직후 무서운 기세로 오르던 M83 주가는 오후 들면서 상승 폭을 반납하며 결국 39%가량 오른 2만2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거래량은 5705만주로 총 상장 주식 수(778만5000주)의 7.3배가 거래됐다. -
- ▲ 코스닥 시장 상장 첫날인 2024년 8월 22일 M83 주가 변동 추이. ⓒ디자인=황유정
◆ '보호예수' 피한 박인규 사단은 '돈 잔치'…대주주들 주식은 주당 50원에 불과M83에 투자해 수익 잔치를 벌인 컴투스그룹 관계사 전직 임직원들은 대부분 비상장사들이 상장할 때 신규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실시하는 보호예수 조항 조차 적용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이들은 주가 폭등에 올라탄 개미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주식을 던진 것이다. 이들과는 달리 M83의 주요 대주주들은 현재까지도 보호예수 조항에 묶여 있어 오는 2026~2027년까지 지분을 팔 수 없는 상태다.앞서 M83은 지난해 8월 6일 상장 전 투자설명서를 통해 "최대주주를 포함한 우호주주 10인은 공동목적보유확약을 체결하고 정성진 대표이사는 2년 6개월, 나머지 우호주주들은 2년 간 보호예수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우호주주 10인은 ▲M83 대표 정성진(23.85%) ▲M83 COO 박모씨(5.77%)·김모씨(5.77%) ▲M83 CTO 정모씨(5.77%) ▲M83 CMO 백모씨(5.77%) ▲슈퍼파워메카닉크리쳐(SPMC) 대표 윤모씨(5.77%) ▲SPMC 이사 정모씨(0.96%) ▲피앤티링크 대표 조모씨(6.51%) ▲피앤티링크 임원 신모씨(0.96%) ▲모터헤드 대표 한모씨(0.96%) 등 회사와 자회사 관계자들이다.박인규 사단이 주당 12만5000원에 지분을 매입한 것과 달리 M83 창립자 4명은 2020년 설립 당시 자본금 1억6000만 원을 출자해 각각 주당 1000원에 4만주(25%)를 나눠 가졌다.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정성진 대표도 같은 해 유상증자를 통해 4만주(20%)를 주당 1000원에 매입했다.이후 창립자들은 2021년 정성진 대표와 피앤티링크 대표 조모씨, SPMC 대표 윤모씨, SPMC 이사 정모씨, 피앤티링크 임원 신모씨, 모터헤드 대표 한모씨에게 지분을 주당 1159원에 일부 넘겼다.이들이 매입한 지분의 주당 가격은 지난해 액면분할과 무상증자를 거치면서 50원 수준으로 희석됐다. 사실상 회사가 상장폐지만 되지 않는다면 무조건적인 차익 실현이 가능한 구조다.이런 가운데 M83은 시장에서 공격적인 몸집 불리기로 주목받고 있다. M83은 2020년 설립 직후부터 대규모 투자와 M&A를 추진해 현재 7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또한 북유럽 노르웨이의 VFX 스튜디오 '김프빌(Gimpville)'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등 해외 시장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VFX는 한계가 뚜렸해 보이는 분야고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 규모를 최대한 키우는 것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문견후 가디언즈인베스트(주식후견인tv) 대표는 "엑시트를 하려고 한 쪽(세력)은 이미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나간 것 같다"며 "지분율이 높은 대주주들은 지분을 매도하기 전에 공시를 통해 알려야 하기 때문에 남몰래 쉽사리 지분을 팔기가 쉽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
- ▲ 캐리소프트 유상증자 참여 현황. ⓒ디자인=황유정
◆ M83, 상장 직후 자본금 1억원 짜리 박인규 개인 회사에 수십억 투자눈길이 가는 점은 M83이 상장 직후 박인규 전 대표가 자본금 1억 원으로 설립한 신생 회사인 폴앤어스에 20억 원을 투자했다는 점이다.본보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M83은 상장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설립 2개월여 된 폴앤어스 주식 1333주를 20억 원에 사들였다. 폴앤어스는 M83 상장 즈음인 지난해 8월 박인규 전 대표가 설립한 개인 회사다.폴앤언스는 M83 투자 당시 박인규 전 대표의 친인척이 대표를 맡고 있었으며 매출이 전무하다시피한 껍데기 회사였다. 최근 폴앤어스는 사명을 돌연 플링크엔터테인먼트로 바꿨다.눈에 띄는 점은 이뿐 만이 아니다. 박인규 전 대표가 M83 측으로부터 20억 원의 뭉칫돈을 받은 직후 폴앤어스는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인 캐리소프트가 실시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같은 금액을 투자했다.누가 보더라도 박인규 전 대표가 M83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고스란히 개인 회사 명의로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의 경영권 참여를 위해 투입한 것이다. 캐리소프트는 폴앤언스 등의 유상증자 참여 당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던 회사다.실제 아동용 콘텐츠 제작사인 캐리소프트는 상장 이후 7년여간 적자를 기록하며 자금난을 겪어오던 지난해 10월 재무 구조 개선과 신사업 추진을 한다며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는 총 114억 원 규모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104억 원)와 ▲소액 일반공모(10억 원)로 이뤄졌다.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는 ▲글로벌도약크로스보더투자조합1호(54억 원) ▲메이플투자파트너스(20억 원) ▲폴앤어스(20억 원) ▲스튜디오빅어스(10억 원) 등 4곳이 참여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자본금 1억 원 짜리 신생 회사가 설립 2개월여 만에 20억 원의 투자금을 캐리소프트에 지급할 여력이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등 자금 조달 실패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그럼에도 폴앤어스는 같은 달 31일 20억 원 상당의 제3자 배정 주식 53만7634주를 주당 3720원에 사들였다.캐리소프트가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한 곳들이 박 전 대표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드러났다. 캐리소프트에 10억 원을 납입한 스튜디오빅어스는 2022년 12월 말 자본금 2500만 원으로 설립됐다. 스튜디오빅어스와 폴앤어스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빌딩에 함께 입주해 있었다.스튜디오빅어스의 주요 주주로는 박인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잘 알려진 위지윅스튜디오 윤모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김모 전 부사장, 조모 전 공시팀장 등이 있다.김모 전 위지윅스튜디오 부사장은 같은 컴투스그룹 관계사인 포스크리에이티브 대표를 지내기도 했는데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 박인규 전 대표 등이 경영권을 인수한 코스닥 상장사인 와이더플래닛(현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선행매매 혐의로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고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54억 원의 자금을 투입한 글로벌도약크로스보더투자조합1호 역시 자금을 운용하는 업무집행조합원(GP)이 위지윅스튜디오 모기업인 컴투스그룹 계열 벤처캐피탈 크릿벤처스에서 이사를 지낸 강모씨가 대표로 있는 보더라인벤처스로 확인됐다.M83의 해명과는 달리 M83의 폭발적인 성장과 코스닥 상장 등의 배경에 콘텐츠 업계의 큰손으로 불리는 박인규 전 대표와 측근들이 있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M83 측은 본보의 취재에 "특정인과 관계 없이 회사를 열심히 경영하고 있다"며 "사실무근 보도로 인해 회사가 피해를 입었고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압박했다.본보 보도 취지는 박인규 전 대표의 측근들이 M83 상장 전 투자해 큰 수익을 거뒀다는 내용이었는데 M83 측이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밝힌 박인규 전 대표 측근들의 투자 수익 보도 때문에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며 본보를 상대로 소송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정 대표는 폴앤어스에 대한 투자 경위를 묻는 질문에 "내가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면서 "우리가 어디에 투자를 하든 말씀 드릴 필요성이 없어 보인다"고 답했다. 그는 "박인규 전 대표가 (M83에)투자한 적이 없다"면서 "(박인규 전 대표가)개인적으로 들어온(투자한) 적도 없고 조씨가 개인적으로 들어온(투자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