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사단' 코스닥 상장사 M83에도 상장 전 투자지분투자→외형 성장→투자 유치 또는 상장→엑시트 패턴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위지윅스튜디오 투자와 '판박이'전문가들 "회계상 문제 없는 지 면밀히 들여다봐야"
  • ▲ M83 CIⓒM83 홈페이지 갈무리
    ▲ M83 CIⓒM83 홈페이지 갈무리
    컴투스그룹 핵심 계열사인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이하 에이투지)'가 고밸류로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구주를 팔아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한 컴투스그룹 관계사 전직 임직원들이 시각특수효과(VFX) 기업인 'M83'에도 상장 전 자금을 투자해 수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M83은 에이투지와 마찬가지로 상장을 추진 중인 컴투스그룹의 또 다른 관계사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이하 포스)' 출신들이 주도해 지난 2020년 2월 설립한 회사로 설립 4년여 만인 지난해 8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M83 상장 전 지분을 보유했던 이들 중에는 배우 이정재가 최대주주로 있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와이더플래닛이던 시절 호재성 정보를 미리 알고 선행매매를 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금융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김모 전 포스 대표의 친인척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M83은 포스 VFX 슈퍼바이저 출신인 김모씨와 백모씨, 포스 총괄본부장을 지낸 박모씨, 정모씨가 설립했다. 회사 설립 직후인 2020년 3월 정성진 현 대표가 유상증자로 지분을 확보하면서 5인 주주 체제가 됐다. 

    M83은 상장을 추진하면서 유상증자 등을 통해 수차례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 과정에서 컴투스그룹 관계사 임직원들이 대거 지분을 취득한 뒤 상장 직후 보유 지분 대부분을 처분해 막대한 수익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박인규 사단 본진' 위지윅스튜디오도 M83에 상장 전 투자

    자본금 1억6000만원으로 시작한 M83은 설립 2년 만에 몸집을 크게 불리기 시작했다. 

    M83은 2021년 12월15일 영화·드라마 제작사인 '슈퍼파워메카닉크리쳐'와 하드웨어 솔루션 기업 '피앤티링크', 오디오 콘텐츠 기업 '부밍스튜디오스', VFX 기업 '모터헤드' 등 4곳을 동시에 인수했다.

    같은 달 25일 위지윅스튜디오와 김모 전 포스 대표의 친인척 조모씨는 유상증자로 M83 주식을 각각 8000주씩 확보했다.

    조씨는 김 전 대표와 함께 포스에 본부장급 간부로 근무했으며 김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 박인규 전 대표 등이 함께 인수한 코스닥상장사 '와이더플래닛(현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선행매매 혐의로 금융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조씨가 사들인 8000주 중 7680주는 2022년 중에 다른 개인투자자 24명에게 넘어갔다. 이들 24명은 대부분 위지윅스튜디오나 포스 등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거나 박인규 사단의 측근 혹은 친인척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23년에는 기관투자자들과 함께 유상증자로 들어온 세무사 문모씨가 자신의 지분을 개인투자자 11명에게 넘기는데 이들 역시 위지윅스튜디오와 인연이 있는 인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지윅스튜디오 등의 투자와 관련해 정 대표는 "M83은 나름대로 생고생을 하면서 투자를 여러군데서 모았고 그 고생의 과정에서 상장까지 가게 됐다"면서 "그쪽(위지윅스튜디오)과 (상장 과정에서)무슨 도움을 주고받고 한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위지윅스튜디오 관계자는 "지금은 당시에 근무했던 인사들이 대부분 회사에 남아있지 않다"면서 "1년 이상 재직한 직원이 별로 없어서 당사자와 직접 연락해 확인해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이라고 밝혔다.
  • ▲ ⓒ디자인=황유정
    ▲ ⓒ디자인=황유정
    ◆'박인규 사단' 투자 후 급격한 외형 성장

    위지윅스튜디오가 지분을 확보한 이후 M83은 본격적으로 외형 확장이 이뤄졌다.

    위지윅스튜디오의 투자 이후인 2022년에는 유상증자가 6차례나 이뤄지면서 M83의 외형이 더 크게 성장했다. M83은 2022년 3월에 한 차례 4월에 5차례 등 총 6차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2020프리미어스케일업투자조합 ▲엠아이피글로벌콘텐츠투자조합 ▲엠아이피디지털실감콘텐츠투자조합 ▲인터베스트그로스세컨더리펀드 ▲컨텐츠활성화1호개인투자조합 ▲문모씨 등이 투자를 진행했다. 

    2020프리미어스케일업투자조합은 프리미어파트너스, 엠아이글로벌콘텐츠투자조합·엠아이피디지털실감콘텐츠투자조합은 메이플투자파트너스, 인터베스트그로스세컨더리펀드는 인터베스트가 각각 결성한 조합들이다. 엠아이피글로벌콘텐츠투자조합과 인터베스트그로스세컨더리펀드에는 위지윅스튜디오가 직접 출자하기도 했다. 

    해당 자산운용사들은 위지윅스튜디오와 끈끈한 관계를 이어온 곳들로 잘 알려져 있다. 메이플투자파트너스의 경우 박인규 전 대표가 배우 이정재와 함께 인수한 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에도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챙기기도 했으며 위지윅스튜디오와 다수의 투자조합을 함께 결성하거나 같은 기업에 투자를 진행해왔다.
  • ▲ ⓒ디자인=황유정
    ▲ ⓒ디자인=황유정
    ◆지분 투자→밸류업→상장→엑시트…에이투지·위지윅과 '판박이'

    M83은 외형 성장을 이룬 뒤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8월 코스닥시장 상장을 공식화했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1000원~1만3000원이었지만 실제 공모가는 이를 초과한 1만6000원으로 확정됐다.

    이후 M83은 같은해 8월22일 상장에 성공했고 구주를 보유하고 있던 박인규 사단은 상장 직후 주식을 팔아 큰 수익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M83의 상장 과정은 에이투지·위지윅스튜디오의 사례와 동일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 패턴은 크게 ▲구주 매입 및 지분 투자 ▲매출 증가 및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 성장 ▲고밸류 투자 유치 또는 상장 ▲엑시트의 순으로 이뤄진다. 

    내부 사정을 잘아는 관계자는 "박인규 사단은 창업자들을 설득하고 구주 매입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확보한 뒤 상장을 추진해 수익을 거두는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다"며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수합병을 하거나 모태펀드 자금을 투자해 회사 가치를 올린다"고 전했다.

    실제 박인규 사단은 2022년 7월 위지윅스튜디오의 자회사와 관계사 4곳을 합병해 출범한 에이투지에서도 구주를 보유하다가 일부를 기관투자자에게 고밸류로 파는 방식으로 큰 수익을 거둔 사실이 밝혀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에이투지 역시 현재 상장을 추진 중으로 에이투지가 상장에 성공하면 박인규 사단과 기관투자자들, 위지윅스튜디오의 지분을 보유한 컴투스그룹 역시 막대한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박 전 대표에 의해 2016년 설립돼 2018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박 전 대표와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한 중견건설사의 오너 일가도 위지윅스튜디오의 구주를 보유하다가 상장 당일 팔아치워 막대한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관련기사: https://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2/15/2025021500008.html>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외형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일감을 몰아줬다면 공정거래법 이슈가 될 수 있고 매출의 성질이 가공매출인지 정상적인 매출인 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며 "회계상으로 문제가 없었는 지 면밀히 살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M83 관계자는 "M83 직원들은 특정인과는 관계 없이 회사를 열심히 경영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