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경사 이중 회전 무대부터 현대 기술의 만남까지 완벽한 조화30주년 기념공연, 김소현·신영숙·차지연·강필석·손준호·김주택 등 출연
  • ▲ 뮤지컬 '명성황후' 30주년 기념공연 이미지.ⓒ에이콤
    ▲ 뮤지컬 '명성황후' 30주년 기념공연 이미지.ⓒ에이콤
    뮤지컬 '명성황후'가 30년의 무대 변화 역사를 공개했다.

    1995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된 '명성황후'는 조선 왕조 26대 고종의 왕후이자 격동의 시대를 살아간 명성황후의 삶을 다룬다. 이문열의 소설 '여우사냥'을 원작으로, 한국 음악계의 거장 김희갑 작곡가와 양인자 작사가가 함께 50여 곡의 넘버를 만들었다.

    '명성황후'는 한국을 넘어 미국 뉴욕·LA, 영국 런던 등 세계 무대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K-뮤지컬의 새 지평을 열었다. 지난 2월에는 국내 누적관객 200만명 돌파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무엇보다 매 시즌 다양한 시도를 통해 변화를 꾀했으며, 그 중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무대 디자인이다. 초연 당시 국내 처음 선보인 '경사 이중 회전 무대'로 주목을 받았다. 전통적인 궁중 재현 방식을 탈피하고 상징적 표현을 선택했다.

    박동우 무대 디자이너는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이중 회전 무대를 통해 격변하는 시대적 상황과 국제 정세의 혼란 속에 휘말린 조선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1997년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코크 극장 진출을 앞두고 '명성황후'는 기술적 혁신을 이뤄냈다. 바다 건너로 무대를 그대로 옮겨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제작진은 기존 회전 무대와는 달리 무대 바닥에 바퀴를 설치하고 그 위에 회전판을 얹는 방식을 개발하여 처음으로 해외 무대에서 작품을 올렸다. 

    박동우 디자이너는 "해외 공연을 위해서는 단시간에 설치와 철거가 가능하면서도 안정적인 회전 시스템이 필요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해당 시스템은 뉴욕 현지 스태프들조차 감탄할 정도로 효율적이었다"고 말했다.
  • ▲ 뮤지컬 '명성황후' 좌측 상단부터 1995·1998년, 좌측 하단부터 2015·2025년 공연 이미지.ⓒ에이콤
    ▲ 뮤지컬 '명성황후' 좌측 상단부터 1995·1998년, 좌측 하단부터 2015·2025년 공연 이미지.ⓒ에이콤
    브로드웨이 베테랑 기술진들도 인정한 이 시스템은 단 이틀 만에 설치 가능한 효율성을 갖춰 이후 전 세계 순회공연의 기반이 됐다. 링컨센터 공연 당시 뉴욕타임스는 "한국 뮤지컬의 기술적 완성도에 놀랐다"는 평가를 남겼다.

    2015년 20주년을 맞은 '명성황후'는 전통과 현대 기술의 조화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 제작진은 본격적으로 영상 프로젝션을 도입했으며, 이후 2021년 25주년 공연에서는  LED 스크린을 적용했다. 

    박 디자이너는 "시대에 맞게 작품도 진화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첨단 기술을 도입했다. LED의 활용으로 조명과의 간섭 없이 선명한 영상 구현이 가능해졌고, 기존의 다리 발과 기둥 발을 LED로 대체함으로써 다양한 공간 표현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30주년을 맞은 '명성황후'는 1997년 뉴욕 버전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기반으로 하되 세련된 영상 기술을 절제 있게 활용해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작화를 더욱 강렬하게 수정하고 전반적인 무대 장치의 완성도를 높여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명성황후' 30주년 기념공연에는 김소현·신영숙·차지연·강필석·손준호·김주택·양준모·박민성·백형훈·서영주·이정열·김도형·문종원 등이 출연하며, 오는 30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