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조지호 "증거인멸 염려 없다" … 보석 호소

'12·3 비상계엄 사태'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21일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전 장관과 조 청장에 대한 보석심문을 열었다. 

보석은 구속된 피고인에게 보증금을 받거나 보증인을 세워 거주지와 사건 관련인 접촉 제한 등의 조건을 걸고 석방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김 전 장관은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고 조 청장은 회색 패딩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한 채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장관 측은 비상계엄 선포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인 만큼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고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은 "대통령이 계엄의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계엄을 선포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발령해 내란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증거와 증거목록이 제출됐고 공범도 조사·기소가 됐다"며 "주거가 명확하고 수사기관과 국민이 모두 알아보기 때문에 도망할 생각을 못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재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 내란 관련 부분을 취하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내란 혐의에 대해서 국회에서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검찰은 "김용현의 증거인멸 염려에 대한 사법부 판단이 여러 차례 있었다"며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관련 사건들 수사가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다.

조 청장 측은 구속 이후 혈액암이 악화한 점을 강조하며 보석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조 청장 측 변호인은 "구속 후 치료를 받은 한림대 성심병원에서는 감염이 발생할 경우 위중하고 치명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서 각별한 위생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서를 발급했다"며 "역사적 사건의 진실을 소상히 밝힐 수 있도록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공판에 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조 청장도 "공직 생활 35년 했는데 끝을 이렇게 마무리하고 싶지 않다"며 "생명이 보전된 상태에서 재판받고 싶다는 게 최소한의 욕심"이라고 보탰다.

이에 검찰은 "경찰 국가수사본부가 검찰 압수수색에도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조 청장이 석방될 경우 증거인멸 염려가 있고 구치소에서 협력 병원에 입원하는 등 방법으로 진료받을 방법이 있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심문을 마치고 일주일 내로 보석 여부를 결정해 통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