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 "특공대·헬기·장갑차 투입해 尹 체포해야"현직 경찰 "특공대 투입에는 절차상 적정성 따져야"법조계 "적법성 논란 커 현실 가능성 없어" 지적"중무장 경찰 동원하겠다는 발상이 바로 내란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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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은 전 총경. ⓒ이지은 페이스북 갈무리
총경 출신인 이지은 더불어민주당 마포갑 지역위원장이 경찰특공대와 헬기, 드론, 장갑차를 총동원해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한 가운데 일선 경찰들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영화 같은 상상력"이라는 반응을 보였다.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체포 방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경호관 400명 모두 체포한다는 생각으로 평소 경찰 진압작전 하듯 (체포)임무 수행", "경찰특공대 화력과 압도적 인원으로 처음부터 경호관 항거 의지를 분쇄"라고 적었다.또 "진입해서 최초 체포 실패하더라도 철수하지 말고 체포 영장 기일 끝날 때까지 관저 내부에서 교대하며 수색 및 체포 업무 지속"이라고 했다.이 위원장은 윤 대통령 체포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사전 작업으로 경호처 내 군 및 경찰에 복귀 지시를 내린 뒤 드론으로 내부 구조 파악하고 피의자 위치를 수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400~700명가량의 내부 경호처 인력도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드론을 이용한 대통령 관저 항공촬영은 법원의 수색 영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고 필요시 군의 협조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 ▲ ⓒ이지은 위원장 페이스북
이 위원장은 진입 과정에서 경찰특공대 100명과 기동대 1000명을 동시에 투입해야 한다며 먼저 "정문을 막는 경호인력을 공무집행방해죄로 체포하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지원 경호인력을 차단하기 위해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라"고 했다.이어 "특수 레커차로 내부 차벽을 제거해 차 한 대 들어갈 정도의 공간을 만들고 경찰특공대 장갑차 2~3대를 이용해 나머지 차벽 및 철조망 밀고 들어가라"고 밝혔다.경찰기동대 버스는 뒤를 이어 줄지어 들어가고 경호처가 '스크럼(여럿이 팔을 끼고 뭉치는 행위)'을 짜고 버틴다면 "뜯어서" 기동대 버스에 태워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체포 시 무전기 및 무기 제거, 탑승 즉시 각 경찰서 유치장으로 분리 호송"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이 위원장은 "헬기는 날씨, 지형지물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도 "위력 과시 차원에서는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안전하게 착륙할 곳 없어 레펠타고 내릴 경우 대거 진입이 불가하다"며 "오히려 경호관들에게 잡힐 수 있으니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아울러 "스크럼을 떼어내 대열을 무너뜨린 후 공수처와 경찰 수사관 100여 명의 체포조가 진입해 수색하고 윤 대통령을 체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이 위원장이 제시한 체포 방법은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경찰특공대 설립 목적과 달리 체포영장 집행에 특공대가 투입될 경우 목적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한 현직 경찰은 "치안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최종적으로 투입을 고려하는 것이 특공대"라면서 "절차상 적정성을 따졌을 때 체포영장 집행에 특공대가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또 다른 현직 경찰은 "서울에만 기동대가 4000여명이 있기 때문에 기동대만 투입해도 될 거 같다"면서 "장갑차와 헬기 동원은 무리고 경호처를 향해서 발포할 것도 아닌데 특공대를 동원하는 것도 어렵다"고 했다. 이어 "특공대 주 업무는 대테러인데 영장 집행을 위해 체포에 나서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집행해야 할 경우에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라면서도 "경찰 기관 자체가 법치주의 근간이기 때문에 물리적 대응에 맞게 영장을 집행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수사기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누가 내란 세력인지 알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여권과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현직 대통령을 체포하겠다고 반란군 진압하듯이 중무장 경찰력을 동원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내란"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