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별 추천위, 20일까지 의견 개진키로'조기 대선 가능성·눈치싸움'에 인선 진통
  • ▲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의 사퇴로 비상대책위원장 찾기에 돌입했지만 지도부 공백 상태가 길어지는 모습이다. 당초 이번 주 내에 비대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당내 이견 조율에 난항을 겪으면서 다음 주로 미뤄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금요일까지 선수별로 의견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의견이 다 들어오면 주말에 고민해 다음 주 초에는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비대위원장 후보군을 추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권 대행을 중심으로 한 '원톱' 체제 주장이 제기된 데 더해 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 등도 하마평에 오르내리면서 교통 정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선수별로 비대위원장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추천을 받기로 했다.

    국민의힘 108명 의원 중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초·재선 의원들은 물밑 논의에 돌입했다. 권 대행이 오는 20일까지로 기한을 정해둔 만큼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후보군을 추리는 데는 실패했다. 이에 재선 의원들은 다음 날(20일) 오전 중으로 뜻을 모으겠다는 방침이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재선의원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인물에 대한 거론은 나오지 않았다"며 "제가 개별적으로 들어서 권 대행에게 보고하고 같이 상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엄 의원은 우선 비대위 성격을 '개혁'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래도 정치개혁 쪽으로 가야겠지 않나"라며 "여러 가지 민생 안정을 위해서 지식과 통합의 의미가 있는 분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초선의원(44명)들도 단일 선수 중 최다 인원이 몰려 있는 만큼 다양한 의견이 개진돼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비대위 인선 논의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로 '조기 대선'을 꼽는다.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인용되면 이번에 꾸려질 비대위 체제에서 대선을 치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차기 비대위가 조기 대선의 키를 쥐게 되는 만큼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신중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교통 정리에 진통을 겪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당내 중진의원들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탄핵 정국을 수습해야 한다는 데에는 대부분 공감했지만 '누가 맡아야 하느냐'에는 뜻을 모으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비대위원장 자리를 원하는 분이 한 명이라면 인선에 어려움이 없었겠지만 여러 명이 그 자리를 원하고 있다"며 "당내 의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비대위원장직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어 눈치싸움도 치열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권 권한대행의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선수별 추천위에서 후보를 추려 권 대행에게 전달하게 되면, 권 권한대행이 최종적으로 한 명을 지명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결국 권 권한대행이 함께 일하기 편한 대상을 최종적으로 결정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권 대행의 결정에 달렸다. 앞으로 이 정국을 헤쳐나가려면 결국 본인과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을 최종 지명하지 않겠나"라며 "이미 마음은 어느 정도 기울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