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용 부두에 190m 선박 포착"안보리, 제3국 석탄에는 예외 인정
  •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19일 평양에서 회담을 마치고 미소 지으며 걸어가고 있다. ⓒAP/뉴시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19일 평양에서 회담을 마치고 미소 지으며 걸어가고 있다. ⓒAP/뉴시스
    최근 북한 나진항의 석탄 선적 부두에 대형 선박이 정박한 모습이 식별돼 나진항을 통한 러시아산 석탄 수출의 재개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의 소리(VOA)는 "나진항 석탄 부두에서 12일 선박이 포착됐다"며 "이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는 러시아 전용으로 분류된 석탄 선적 부두에 선체를 밀착시킨 190m 길이의 선박이 보인다"고 13일 보도했다.

    해당 위성 사진에는 선박이 적재함을 모두 개방한 장면과 내부에 석탄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물체가 포착됐다. 또 석탄 부두의 대형 크레인이 팔 역할을 하는 '붐 리프트'를 선박 위로 뻗고 있어 석탄 거래 의혹에 힘을 더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017년 대북 제재 결의 2371호를 채택해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석탄과 철광석 등의 수출을 금지했다. 

    그러나 안보리는 나진항에서 선적되는 제3국 석탄에 대해서는 제재 예외를 인정하고 있어 최근 나진항에서 발견된 석탄이 러시아산이면 북한과 러시아 모두 대북 제재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월 VOA는 러시아 회사의 의뢰를 받은 선박 브로커가 북한 나진항에서 중국 다롄항으로 석탄 총 1만5000톤을 운송해 줄 선박을 찾는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배포했는데, 이는 나진항에서의 러시아산 석탄 수출이 합법인 것을 이용해 공개적인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려 한 의도로 분석된다고 보도했다.

    VOA는 "다만 이 브로커는 이후에도 추가로 공고문을 두 번 더 냈다"며 "공고문에는 해당 운송이 대북 제재 위반이 아니라는 내용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고 전했다.

    이어 "선박 업계 관계자는 '선박 수배가 안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며 "대북 제재 논란을 의식한 해외 선박들이 이곳으로의 입항을 꺼린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수배 난항은 북한에서 러시아산 석탄을 운송하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이 과정에서 북한에 기항했다가 미국 등 일부 나라의 독자 제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선박 업계 내에 팽배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북한의 자국 석탄 불법 수출 시도도 꾸준히 식별되고 있다.

    VOA는 지난달 24일 "북한 최대 석탄 항구인 남포에 올해 최소 49척의 선박이 드나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길이 165m인 이 선박의 적재함 에는 검은색 물체가 가득하다"며 "이곳이 북한의 최대 석탄 취급 항구인 점을 고려하면 대형 선박에 석탄이 실리고 있는 장면이 포착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캄보디아 정부가 지난 5월 팔라우 선적의 씨시나인(C Sea Nine)호에 실린 북한산 석탄 4800톤을 적발하는 등 해외 적발 사례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북한의 석탄 수출 노선이 이미 다변화됐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