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법硏·은성국제연구재단 국제학술회의"힘의 균형 이루려면 많은 동맹국 끌어들여야"해상영유권 확대 위한 中 도련선은 현상 변경 시도
-
- ▲ 서울국제법연구원과 은성국제연구재단이 23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인태지역 지정학과 규범 기반 국제질서 회의를 열고 기념 촬영에 응하고 있다. ⓒ전우석 기자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인도·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안보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유사 입장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23일 서울국제법연구원과 은성국제연구재단이 '인·태 지역 지정학과 규범 기반 국제질서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이경수 전 외교부 차관보, 쓰카모토 가쓰야 일본 방위연구소 안보정책 연구실장, 제이 바통바칼 필리핀 해양문제·해양법 연구소장, 정기용 외교부 기후변화 대사 겸 인·태 특별대표 등이 발표자로 참석했다.◆인·태 지역 안보환경, 미중경쟁·중북러 군사활동으로 복잡쓰카모토 실장은 인·태 지역 안보 환경의 특징으로 미국과 중국 간의 고착화된 갈등과 전략적인 경쟁을 꼽았다.그는 "미국은 중국을 경제력과 기술력 분야에서 국제 질서를 형성할 수 있는 유일한 경쟁자로 보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이 인·태 지역에서 강화된 영향력 범위를 구축하고 세계 최고의 강대국이 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인식한다"고 말했다.그는 이런 경쟁 구도의 결과로 인·태 지역의 안보 환경이 심각하고 복잡해졌다고 평가했다.그러면서 "무력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변경 시도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 질서의 중대한 도전이 될 수 있다"며 중국의 아시아 지역에서의 무력 행사를 지적했다.쓰카모토 실장은 또 "안타깝게도 중국만이 아닌 북한과 러시아도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북한의 군사력 확장으로 인해 일본뿐 아니라 지역 내 이웃 국가들에게도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이 되고 있고 여기에는 한국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
- ▲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이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대북제재 관련 대외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 오카노 마사타카 일 외무성 사무차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美, 동맹국 없이는 중국의 도전 대처하기 어려워"
쓰카모토 실장은 "일본은 안보 위기 해결을 위해 무력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용납하지 않는 안보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접근법으로 동맹국 간 협력을 강조하면서 "각자의 방위 능력만으로 이 복잡한 세계에서 강력한 중국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동맹국과 파트너 없이는 미국이 이 지역에서 중국의 도전에 대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과 인·태 지역 국가 간 협력이 현 상태보다 더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끝으로 "이 지역에서 유리한 힘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려면 미국과 함께 협력해 더 많은 동맹국과 파트너를 끌어들여야 한다"며 호주와 영국의 참여를 이상적인 예로 제시했다.◆"中,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영토 확장 행보 … 지역 내 위험 심화시켜"이날 회의에서는 남중국해 해상 영유권을 둘러싼 우려도 제기됐다.바통바칼 소장은 "중국은 군사 전략에 있어서 '도련선'(Island Chain)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며 "중국은 자국의 이해를 더 보장하고 해상 영유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분쟁을 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도련선은 1982년 류화칭 중국군 해군 사령관이 설정한 해상 방어선으로, 태평양의 섬을 사슬처럼 이은 가상의 선이자 통상 중국 해군의 작전 반경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한미일 3국의 입장에서는 이런 도련선이 중국 해군력의 팽창을 저지해야 하는 경계선으로 인식된다고 평가했다.바통바칼 소장은 "지난 10년 동안 중국에서는 계속해서 영토를 확장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해상 경비장이나 해군의 활동을 통해서 그런 노력을 펼쳐오고 있고 중국의 어업 영역도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중국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해상 격리 봉쇄 활동을 강화했다"면서 스카버러 암초(Scarborough Shoal·중국명 황옌다오)를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 간 분쟁을 예로 들었다.스카버러 암초는 필리핀 북부 삼발레스주에서 230여㎞ 떨어진 남중국해 상의 난사군도에 위치한 작은 모래톱으로, 중국에서는 무려 1100여㎞ 떨어져 있다.2012년 이 해역에 남중국해 부근에서 확인된 것 중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양국 간 대립이 심화된 바 있다.바통바칼 소장은 "필리핀에서 평화롭게 분쟁을 해결하고자 했지만, 중국에서는 그에 대한 대응으로 섬을 건설하고 요새화를 했다"며 "이 섬들에 인공섬들이 구축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중국은 군사적인 강압 외교를 하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이런 위험을 심화시키면서 국가들이 규범 기반의 국제 질서를 준수할 수 없게 만든다"고 비판했다.바통바칼 소장은 또 "국제 질서를 준수하려는 국가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많은 국가가 국제 규칙 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성이 있다"며 "글로벌 거버넌스 변화 과정의 촉진자이자 리더가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