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96명·레바논인 가족 1명, 군수송기로 귀국레바논 민간 항공편 사실상 모두 중단일본·영국·독일 등도 전세기·군용기 동원
  • ▲ KC-330 '시그너스'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공군 제공
    ▲ KC-330 '시그너스'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공군 제공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상대로 군사작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레바논에 체류하던 국민 96명과 레바논인 가족 1명 등 총 97명이 정부가 투입한 군 수송기를 타고 5일 귀국했다.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KC-330 '시그너스'는 이날 낮 12시 50분쯤 이들을 태우고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앞서 정부는 레바논과 외부를 잇는 민간 항공편이 사실상 모두 중단되자 군 수송기 투입을 결정했다. 이후 지난 3일 수송기 시그너스는 외교부 신속대응팀과 군 의무요원 등을 태웠고 김해공항에서 출발해 4일 오전(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 도착했다. 수송기는 이후 교민들을 태웠고 당일 오후 귀환길에 올랐다.

    일본과 영국, 독일 등 다른 나라들도 자국민 구출을 위해 전세기나 군용기를 동원하고 있다. 현재 레바논에서는 국적기인 중동항공(MEA)만 현지에서 운항 중이며 이마저도 표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한국 국민의 안전한 귀환을 위해 압달라 라쉬드 부 하빕 레바논 외교부 장관에게 직접 문자 메시지를 보내 레바논 정부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외교부는 하빕 장관이 조 장관의 요청에 대해 '잘 알겠다'면서 대한민국이 중동 정세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현지 공항을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을 대비해 짧은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한 수송기 C130J '슈퍼 허큘리스'의 투입도 준비했지만 시그너스가 교민들을 성공적으로 태워 귀환하면서 실행되지는 않았다.

    정부는 현재 레바논과 이스라엘에 여행경보 3단계(출국권고)를 발령했다. 또한 양국 접경 지역에는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내렸다.

    다만 주레바논 대사를 비롯한 공관원은 철수하지 않은 상태다. 교민 30여 명도 대피하지 않고 현지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