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나랏일 총괄 최고 행정기구…광화문 앞 동편 위치8년간 발굴·정비해 광장으로 조성12일 개장식 후 매주 국악 공연과 축제
  • ▲ 의정부터 발굴모습.ⓒ서울시
    ▲ 의정부터 발굴모습.ⓒ서울시
    서울 광화문 앞에 있는 조선시대 최고관청인 '의정부(議政府)' 터가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의정부 터를 1만1300㎡ 규모의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으로 조성해 오는 12일 정식 개장한다고 10일 밝혔다

    의정부는 1400년(정종 2년)부터 1907년까지 영의·좌의·우의정 등이 국왕을 보좌하면서 국가 정사를 총괄하던 조선시대 최고 행정기구다. 위상에 따라 옛 육조거리(광화문광장∼세종대로)에 있던 주요 관청 가운데서도 경복궁 광화문 앞 동편 첫 번째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 위치로 보면 광화문 앞을 가로지르는 사직로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사이에 있다. 임진왜란 때 화재로 건물이 훼손됐다가 흥선대원군 집권 후 1865년 경복궁과 함께 재건됐으나 일제강점기와 산업화·도시화 과정에서 역사적 경관이 대부분 훼손됐다.

    의정부지에는 1990년대까지 여러 행정 관청이 자리했으며 1997년부터는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으로 사용돼왔다. 서울시는 2013년 의정부지 유적을 최초 확인한 후 2016년부터 8년간 의정부지에 대한 본격 발굴·정비 사업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문헌자료로만 추정할 수 있었던 의정부 실제 건물지를 확인했다. 의정부지는 역사·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2020년 국가 지정 유산 '사적'으로 지정됐다. 시가 오랜 기간 추진해 온 사대문 안 도심 역사성 회복의 큰 성과로 평가받는다.

    시민들은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에서 조선 시대 국정의 중심지였던 의정부 건물 5동(정본당, 협선당, 석획당, 내행랑, 정자)과 기타 주요 시설(연지, 우물)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뒤쪽 정원(후원·後園) 영역인 연지와 정자 인근에 조성된 정원과 산책로 등 녹지 쉼터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6월부터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을 시범 개방했으며 오는 12일 개장식을 연다. 개장식은 사전 행사인 역사 토크콘서트, 축하공연에 이어 본행사로 진행된다. 11월까지 매주 금요일과 주말 저녁에 국악 공연이 열리며 무형유산 관련 전통 행사와 축제도 진행된다.

    이회승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은 사대문 안 도심 한복판에서 역사의 숨결을 생생하게 느끼며 녹지가 선사하는 푸른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