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등 시립병원 8곳 비상진료체계 운영… 24시간 응급실 운영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문의 투입환자들 "회진 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2일 서울 보라매병원을 찾아 이재협 보라매병원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서울시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2일 서울 보라매병원을 찾아 이재협 보라매병원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서울시
    "외래 진료를 정상적으로 유지함으로써 환자의 어려움이 없도록 하고 있고, 오후 8시까지 연장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공의의 이탈에도 응급실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현석 서울의료원장이 지난 21일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사태에 대비해 공공의료기관 비상진료대책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다만 이 원장은 "최대한 운영을 해보고 시간이 지나면서 의료진의 피로도가 높아질 때는 불가피하게 응급센터 병상을 조금 줄일 수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서울의료원의 경우 아직까지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덜한 모습이다. 서울의료원은 서울시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종합병원으로, 전체 의사 270명 중 전공의는 83명으로 30%가량을 차지하는데, 이 중 과반이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이날 현장을 점검하고 "적어도 서울시립병원에서는 응급환자가 왔다가 의료 인력 공백 때문에 불편을 받는 일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말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진료해드릴 수 있도록 계속해서 챙겨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6시 기준 서울에 위치한 수련병원 47곳에서 근무하는 전공의 5601명 중 3796명이 사직서를 냈다. 서울 전체 전공의의 67.8%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시립병원 8곳(서울의료원·보라매병원·동부병원·북부병원·서남병원·서북병원·어린이병원 ·은평병원)은 내과·외과 등 필수진료과목 중심으로 평일 진료 시간을 오후 8시까지 확대하는 등 비상진료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서울의료원과 보라매·동부·서남병원 등 4곳은 응급실 24시간 운영을 유지한다.

    서울시에 위치한 이른바 '빅5'(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에서는 전공의가 대거 이탈하면서 의료공백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이들 시립병원이 '마지막 보루'인 셈이다.

    물론 이들 시립병원에서도 전공의 100명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서울의료원과 보라매병원에서는 전공의 대부분이 근무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른 병원 전공의에 대한 파업 참여 독려 우려가 있어 병원별 정확한 수치 공개는 어렵다"면서 "전공의가 사직하지 않도록 개인적인 면담을 통해 최대한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문의들이 투입돼 근무하고 있다"면서 "시는 의료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집단행동 자제를 요청하고 정부와 긴밀히 공조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시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의료원에 입원 중인 한 환자는 "원래 레지던트 선생님들이 소독하고 상태 확인을 해주는데 요즘은 전문의 선생님들이 해준다"면서 "외래 진료 보고 회진 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