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윤석열이 커피 타줬다고 말할 테니 양해 바라"… 검찰, 발언 확인"인터뷰 이전 신학림과 통화한 적 없다" 김만배 주장… 검찰 "신빙성 없어"검찰, 신원식 소환해 조사 벌일 방침… 김만배 진술과의 모순점 집중추궁
  • ▲ 대장동 개발 비리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구속기간 만료일인 지난 9월7일 자정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성진 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구속기간 만료일인 지난 9월7일 자정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성진 기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2021년 9월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위원장과 인터뷰하기 1주일 전 대장동 브로커 조우형 씨에게 '신 전 위원장과 인터뷰에서 윤석열 커피 관련 언급을 할 테니 미리 양해를 구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검찰이 파악했다.

    16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선 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1부장)은 김씨가 인터뷰 1주일 전쯤 조씨에게 전화해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윤석열 당시 대검찰청 중수2과장이 커피를 타줬다고 말할 테니 양해해 달라"고 말한 것을 확인했다.

    수사팀은 또 해당 인터뷰와 관련,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이 "(인터뷰 하루 전인 2021년 9월)14일 이전에는 통화한 적 없고, 오랜만에 연락한 것"이라고 한 진술에 모순점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터뷰 이전에 오랫동안 김씨와 연락한 적 없다고 밝힌 신 전 위원장은 뉴스타파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부고가 적힌 번호를 확인하고 김씨에게 전화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수사팀은 지난 10일 김씨를 소환해 '9월14일 오전 11시 전화번호가 바뀌었는데 신 전 위원장이 김씨의 과거 번호가 기재된 부고를 보고 전화했다는 녹취록 내용은 모순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수사팀은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이 사전에 연락을 주고받으며 허위 인터뷰를 기획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반면, 김씨는 전화번호가 바뀌기 직전인 14일 아침 신 전 위원장에게 연락이 왔고, 다음날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이전에는 연락한 적 없다는 신 전 위원장의 주장과 동일하다.

    그러나 수사팀은 '14일 이전 신 전 위원장과 연락한 적 없다'는 김씨 주장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해당 인터뷰 1주일 전 김씨가 조씨에게 '윤석열이 커피를 타줬다고 말할 테니 양해해 달라'고 말한 것이 근거다.

    수사팀은 신 전 위원장의 압수물 포렌식이 끝나는 대로 피의자 소환 조사를 벌여 김씨의 진술과 모순되는 부분을 집중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 ▲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 관계자들이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보좌관인 최모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위해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 김병욱 의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 관계자들이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보좌관인 최모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위해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 김병욱 의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우형 사촌, 대선 전 민주당 인사 만나… 두 달 뒤 '윤석열 커피' 보도에도 등장

    아울러 지난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인사들과 만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을 제보한 인물이 JTBC 보도에 주요 취재원으로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인물은 조우형 씨의 사촌형이자 부산저축은행 브로커인 이철수 씨다. 수사팀은 이씨가 대선을 앞두고 당시 윤석열 후보를 낙마시키기 위한 '허위 보도'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수사팀은 최근 인터넷 매체 리포액트 허재현 기자의 압수수색영장에 2021년 12월21일 김병욱 민주당 의원과 그의 보좌관 최모 씨가 브로커 이씨를 만나 대화한 내용을 적시했다.

    영장에 따르면, 이씨는 당시 김 의원과 최씨와 만남에서 "윤석열 후보 개인이 조우형 수사를 제대로 안 했다는 쟁점으로 포인트를 잡아 접근할 것이 아니다"라며 "윤 후보가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를 따랐다는 방향으로 프레임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검찰은 김 의원과 최씨·이씨가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재명 후보(현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대장동 몸통 타깃을 이 대표에서 윤 대통령으로 둔갑시키기 위해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씨가 이로부터 두 달 뒤 언론사의 취재원으로 직접 등장해 이른바 '윤석열 커피' 보도에 취재원으로 등장한 정황이 추가로 파악됐다.

    이씨는 지난해 2월28일 JTBC 봉지욱 기자와 인터뷰에서 2011년 대검 첫 조사를 마친 조씨에게 전화를 받았다면서 "애가 완전히 거의 뭐 패닉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두 번째 조사는 분위기가 달랐다며 "(조씨가) 그냥 나왔다고 그래서 내가 놀라 '어떻게 된 거냐' 이랬더니만 '누구 소개로 박영수라는 변호사를 썼는데, 전관을 썼는데 그냥 수사를 안 하게 됐다고. 조사를 안 하기로 했다고'. 그래서 내가 '야, 그거 잘했다"며 조씨의 말을 전했다.

    이는 1주일 전인 지난해 2월21일 봉 기자가 보도한 이른바 '윤석열 커피' 기사를 뒷받침하는 내용이었다.

    이씨는 봉 기자와 인터뷰한 다음날인 지난해 3월1일 허 기자의 보도에서는 '최재경 녹취'의 대화 상대방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해당 녹취에 나오는 인물은 최재경 전 중수부장이 아니라, 김 의원의 보좌관인 최씨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대선 개입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 "보고받거나 지시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건과 관계된 이철수씨는 제보자로서 만난 것이고, 리포액트의 허재현 기자는 전혀 모르는 관계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일부 언론의 과장보도와 관련해 알려드린다'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당시 이철수 씨를 제보자로서 만났다. 제보 받은 이후의 전개상황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소위 허위 보도와 관련해서 보고받거나 지시한 적이 없으며, 허재현 기자를 기사를 통해 처음 접했고 저와 허 기자는 모르는 관계"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