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를 피멍 들게 만든 문재인 정부
  • ▲ 2018년 9월 18일 오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평양으로 향하기 위해 청와대 헬기장에 도착해 장하성 정책실장과 인사를 나누며 웃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 2018년 9월 18일 오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평양으로 향하기 위해 청와대 헬기장에 도착해 장하성 정책실장과 인사를 나누며 웃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삐딱한’ 경제관이 낳은 문 정부의 ‘근자감’

    문재인 정부의 ‘소주성’(소득주도성장)은 2년 동안 급격하게 끌어올린 최저임금 인상(2018년 16.4%, 2019년 10.9%)의 덫에 치여 좌초했다. 문 정부는 ‘경제 상황을 무시한 급격하고 일률적인 최저임금 인상은 시장의 원리를 거스르는 것으로, 그 후폭풍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수많은 전문가들과 종사자들의 고언(苦言)을 철저히 외면했다.

    무모한 최저임금제가 시행되자, 이전보다 더 큰 어려움에 처한 저임금 근로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럼에도 문 정부는 성공을 장담하며 소주성을 계속해서 밀어붙였다. 이런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은 경제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한 선무당들의 ‘삐딱한’ 경제관에 기인한 것이다. 어설픈 경제이론을 추종한 그들은, 광란의 깨춤 판을 벌이며 5년 내내 대한민국 경제를 유린했다. 선무당이 사람 아니, 대한민국 경제를 잡은 것이다.

    ‘재난적 양극화’라는 가설을 신봉한 선무당들


    문재인 대통령과 선무당들(핵심 경제참모들)은 한국경제를 침체에 빠뜨리고 있는 고질적(痼疾的) 근원(根源)이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심화하고 있는 양극화라고 확신했다. ‘대기업 중심 경제로 분배가 왜곡돼 저소득층의 소득이 계속적으로 줄어들고, 이에 따라 구매력도 약해져 경기 침체와 취업난이 굳어지고 있다’는 가설을 신봉(信奉)한 탓이다. 소주성에는 이런 문 정부의 사시적(斜視的) 사고(思考)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소주성이 ‘이윤주도성장’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에서 출발하게 된 이유다. 이윤주도성장은 ‘기업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주면 투자와 고용이 증대되고, 투자와 고용이 증대되면 소비가 늘어나며, 소비가 늘어나면 기업의 이윤이 증가 한다’는 정통 경제이론이다.

    우리나라의 소비와 투자 부진의 근원이 양극화에 있다는 것은 정설이 아니다. 우리나라 가계는 2010년부터 가처분 소득 대비 소비 비중이 계속 줄고 있는데, 이는 소득 배분과 무관하게 미래에 대한 불안 심리로 국민들이 지갑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투자 부진도 경제 인구의 약 80%가 종사하는 서비스 업종에서 경제민주화를 이유로 각종 규제와 골목 시장 보호 남발이 이루어져 투자가 원천 봉쇄된 게 주된 원인이다.

    문재인 정부의 ‘성장률 참사’를 빚은 ‘청와대 1기 경제팀’은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과 반발 등으로 전면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그들은 문 정부 내내 자리를 바꿔가며 소주성을 고집함으로써 대한민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고갈시켰다. 그들은 소주성에 대한 효과가 없다는 발표와 비판이 나올 때마다 ‘경제 체질이 바뀌는 과정에서의 진통’이라거나 ‘성장통’이란 말을 반복하며 희망고문(希望拷問)에 앞장섰다. 때론 통계를 조작하고 거짓 선동을 하며 ‘문스라이팅’(문재인식 가스라이팅)을 가했다.

    ‘소주성 책임자’ 장하성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소주성을 주도한 대표적인 선무당이다. 문 정부의 경제 실세라는 평가가 따라 다녔던 장 실장은 교수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학문적 편견을 토대로 문 정부의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했다.

    그는 지난 2015년 출간한 <왜 분노해야 하는가>라는 저서에서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제일 불평등한 나라’라고 평가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3개 국가 중 우리나라가 4번째로 임금소득이 불평등하다는 잘못된 통계 해석을 가지고 처음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갔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발간 당시 유행했던 ‘국민정서법’과 ‘헬조선’(Hell-朝鮮)에 영합해 출판된 선동용 책자라 할 수 있다.

    그는 이 책에서 분배와 관련된 통계를 제멋대로 해석했고, 이를 가지고 중진국에 불과했던 한국을 선진국과 단순 비교하는 오류를 범했다. 실제로 국가 규모를 고려해 지니계수를 읽으면 전 세계 200여 국가 중 우리나라의 분배도는 상위 10%에 들고,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많으면서 분배가 잘된 나라는 독일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재난적 양극화’에 처해있다는 주장은 어느 통계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정책실장 취임 후에도 ‘소득분배 악화가 재난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왜곡된 경제관념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장 실장은 2018년 1월 신림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소상공인간담회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면 소비가 늘어나 장기적으로 경기가 좋아질 거다. 저는 올해(2018년) 하반기쯤 가면 그 효과가 분명히 나올 거라고 확신한다’며 소주성의 성공을 장담했다. 당시 장 실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줄일 연착륙 대책으로 마련한 정부의 일자리안정 자금을 홍보하고 다니던 중이었다.

    또한 그는 같은 해 5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감소는 없다’고 단정했으나, 석 달 뒤인 8월 20일 국회에 나와 ‘최저임금 인상은 일부고, 이것만으로 (고용지표 하락을)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 사이 고용 지표가 악화하자 어느 정도 영향은 있었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경제성장 대신 분노 지수만 끌어올린 선무당


    장 실장은 채신머리없는 발언으로 소주성과 집값 상승으로 고통 받던 국민들의 분노 지수를 최고조로 끌어 올렸다. 장 실장은 2018년 9월 5일,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든 국민들이 강남 가서 살려고 하는 건 아니다. 살아야 될 이유도 없다’, ‘나도 거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20억 원이 넘는 강남 아파트에 살던 그가 다른 이들에게 ‘강남에서 살 이유가 없다’는 식으로 말한 것은, 그가 젊은이들에게 ‘내가 환갑 넘게 살아보니 오래 살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이나 다름없다.

    부동산처럼 민감한 문제는 관련 당국자들이 각별히 신경을 써서 일관되고 정제된 메시지를 내놓아야 하는데, 경제 수장이 직접 나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부적적한 발언으로 여론은 들끓었고, 인터넷 공간에선 갖가지 조롱 글이 쏟아졌다. 장 실장은 이보다 이틀 전 JTBC ‘뉴스룸’에 나가서 했던 최저임금 발언으로도 이미 구설에 올랐었다.

    장 실장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2018년 11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곧바로 고대 교수로 복직해 석 달 뒤인 2019년 2월에 정년퇴임을 한 뒤, 그해 6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주중대사를 지냈다. 경제엔 선무당이었지만, 잡테크(Jobtech)엔 달인이었다. 이쯤 되면 장 실장의 책 제목에 대한 답이 절로 나온다. 당신 같은 선무당들 때문에 분노해야 한다!

    ‘소주성 설계자’ 홍장표

    홍장표 경제수석비서관은 소주성을 주창하고 설계한 인물로, 소주성의 상징적 존재다.  그는 소주성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고 직접 실험에 참여했다. 장하성 실장과 함께 경제파탄과 청년 실업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선무당이다.

    그는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라는 발언이 논란이 되자 직접 나서 해명했다. ‘통계청의 가구별 근로소득이 아닌 개인별 근로소득으로 분석한 결과 문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에 부합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득이 있는 개인에 대한 통계를 제시했을 뿐, 실직자 가구나 자영업자들의 소득 감소 등은 외면했다는 이유로 논란이 일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시행된 감사원 감사 결과, 통계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검찰 조사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2018년 6월 경제수석에서 물러난 그는 석 달 뒤에 문 대통령의 특명으로 만들어진 소득주도성장 특별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처음 열린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로운 국정운영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소득주도성장에 다시금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습니다.”라며 소주성이 우리경제가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가계소득 증대, 지출비용 경감, 안전망 확충 및 복지 정책을 3대 축으로 하는 소주성의 차질 없는 추진을 다짐했다.

    ‘소주성 지키기’에 나선 선무당

    2021년 5월부터 2022년 7월까지 한국개발연구원장(KDI)을 맡았던 홍 수석은 지금까지 소주성은 실패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주성이 실패했다는 것은 상대 정당과 비판적인 언론 탓으로 돌리고 있다. KDI는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개발계획의 효과적 추진을 위해 만든 국책기관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싱크 탱크다. 망국적인 경제정책을 설계한 홍 수석이 맡을 자리는 아니었다.

    지난해 3월 정권 이양을 앞두고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가 개최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는 ‘경기하강 국면과 코로나로 인한 경제위기로 과거 정부와 비교하기 어려운 경제 여건이었다’며, ‘신속하고 과감한 재정, 통화, 금융 정책으로 전례 없이 코로나 위기를 극복했다‘는 등의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참석자들과 함께 ‘소주성, 파이팅!’을 외쳤다.

    그러나 소주성을 추진한 문재인 정부의 연평균 성장률은 2.3%로 한해만 역임한 최규하 정부(-1.6%)만 빼고 가장 낮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가장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잠재성장률을 붙드는 데에도 실패했다.

    소주성은 대한민국 경제에 짙은 피멍을 들게 만든 자해 실험이었다. 문재인, 장하성, 홍장표는 문재인 정권의 경제실정을 기록할 때 절대로 빠져서는 안 될 이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