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보건위 위촉 전문가들, 中 문서·논문 등 분석해 정황증거 제시"코로나 유발 바이러스, 2019년 10월28일부터 11월10일 사이 첫 등장""中 인민해방군 관련 연구자, 2019년 11월 코로나19 백신 연구 시작""정황증거상 야생동물 전파설 아닌 중국 연구소 유출설이 우세하다"FBI, 2021년 '中 연구소 유출' 이미 결론… 에너지부도 같은 의견
  • ▲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 ⓒAP/뉴시스
    ▲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 ⓒAP/뉴시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에너지부에 이어 상원도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출지로 중국 연구소를 지목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상원 보건위원회가 위촉한 전문가들은 18개월간 중국정부 문서와 의학논문, 언론 보도 등을 분석해 300쪽 분량의 보고서를 내고 다양한 '정황증거' 등을 제시하며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는 코로나19를 유발하는 SARS-CoV-2 바이러스의 첫 등장 시점이 중국정부가 제시한 타임라인보다 수 주 앞선 2019년 10월28일부터 같은 해 11월10일 사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관련된 연구자가 코로나19 백신 연구를 시작한 것은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인 2019년 11월이므로, 중국이 이 바이러스와 관련해 먼저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우한바이러스연구소'(Wuhan Institute of Virology)가 돌연 생물학적 안전규칙 강화 조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고위 보건관료가 베이징에서 우한으로 파견됐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생물학적 안전교육 과정이 추가로 실시됐다. 새로운 안전장비를 조달하는 긴급조치도 이뤄졌다. 

    미 상원 보건위 조사관들은 "연구 관련 사고로 의도치 않게 유출됐다는 정황증거가 우세하다"며 '야생동물 전파설'이 아닌 '중국 연구소 유출설'에 힘을 실었다. 

    미 상원 보건위가 위촉한 전문가팀을 이끈 로버트 카들렉 박사는 "동물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분이 있지만, 증거는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 증거 자체도 그와 반대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코로나19의 기원을 두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것은 중국이 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처음 인간으로 확산했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노력을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끄는 조사팀은 중국에서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포함해 4주간 조사하면서 중국 과학자들과 정부관료들의 보고서들을 제공 받았는데, 이들 보고서의 근거가 되는 원시 데이터(raw data)에 접근은 거부 당한 바 있다.

    보고서를 공개한 로저 마셜(공화·캔자스) 미 상원의원은 '중국 연구소 유출설'이라는 결론을 도출한 정황증거와 관련해 "형사 법정이라면 유죄 평결을 끌어낼 수 없겠지만, 민사 법정이라면 배심원단을 설득하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FBI는 중국 연구소 유출 사고로 코로나19가 확산했을 것이라는 결론을 중간 정도의 신뢰 수준으로 2021년에 내린 바 있고, 여전히 이러한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 

    FBI는 미생물학자와 면역학자들을 비롯한 과학자들을 고용하고 있고, 탄저병이나 기타 가능한 생물학적 위협을 분석하기 위해 국립바이오포렌식분석센터(National Bioforensic Analysis Center)의 지원을 받는다.

    지난 2월 보도에 따르면, 미 국립연구소들을 관장하는 미 에너지부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연구소에서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most likely)고 백악관과 의회 주요 인사들에게 제출한 기밀 정보 보고서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