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대배심, 트럼프 기소 결정… 전·현직 美 대통령 중 최초여배우 '성추문 입막음' 의혹… 2024년 대선 재도전 영향줄 듯트럼프 "정치적 마녀사냥"… 바이든 "말하지 않을 것" 말 아껴
  •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과거 성추문 은폐를 위한 '입막음'을 대가로 거액을 지불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기소됐다. 역대 전·현직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은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 대배심이 이날 성인영화 배우에게 성추문 입막음을 위한 돈을 지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기소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포르노 배우인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13만달러(약 1억6800만원)을 주고 2006년에 맺은 성관계에 대한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의혹에 둘러싸여 있다. 맨해튼 지방검찰청 역시 이 의혹에 초점을 맞춰 수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을 통해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에게 13만달러를 변제하면서 회사 내부 문건에 '법률 자문 비용'이라고 기재해 기업 문서 조작을 금지한 뉴욕주 법률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기업 문서 조작은 경범죄에 불과하지만,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선거법 위반과 같은 또 다른 범죄를 감추기 위해 회사 기록을 조작한 경우에는 중범죄로 기소할 수 있다고 검찰이 판단했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체적인 혐의는 곧 공개될 공소장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검찰과 협의해 조만간 맨해튼 지검에 출석해 형식적인 체포 상태에서 법원으로 이동해 기소 부인 절차를 진행, 공소 사실 인정 여부에 대해 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24년 예정된 대선에서 재도전 의사를 밝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번 기소는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맨해튼 지검의 검사장이 앨빈 브래그가 민주당 소속인 만큼,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오히려 보수 지지층이 결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31일(현지시각) AP통신 영상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헬기에 탑승하러 가던 중 트럼프 전 대통령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트럼프 기소에 대해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