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방문진, '알박기' 감사 선임 즉각 중단해야"
  • 박성제 전 MBC 사장. ⓒ연합뉴스
    ▲ 박성제 전 MBC 사장. ⓒ연합뉴스
    MBC 최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MBC 차기 감사로 압축한 3명의 후보 모두가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출신에 친민주당 정치 성향을 보여, 그 어떤 자리보다 '공평성'과 '중립성'을 지녀야 하는 'MBC 감사'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앞서 김환균 대전MBC 사장이 'MBC 차기 감사'에 유력하다는 하마평으로 주목받은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오정환)은 3월 17·20일 연속성명을 통해 김환균 사장 등 서류심사를 통과한 후보들의 '정치 편향성'을 거론하며 "MBC가 정상화되기 위해선 '정치적 감사 선임'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회사 내부에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이 김환균 대전MBC 사장을 MBC 감사로 알박기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김 사장은 언론노조 MBC본부 사무처장으로 시작해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회장을 거쳐 전국언론노조 위원장까지 지낸, '언론노조의 핵심'이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이력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김환균, 선거 때마다 좌파 정치인들과 정책협약"

    이어 "김 사장은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시절, 정권 교체에 즈음해 이른바 '부역자 명단' 발표로 우파 언론인들의 조리돌림을 시도했다"고 비판의 날을 세운 MBC노조는 "세 차례에 걸쳐 무려 101명의 전·현직 언론인들을 '보도 공정성 침해' 등을 이유로 부역자로 내몰았다"고 김 사장의 흑역사를 떠올렸다.

    MBC노조는 김 사장이 2015년 2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언론노조 8~9대 위원장을 연임하며 더불어민주당·정의당·민중당 등 주로 좌파 정당과 정책협약을 맺고, 언론개혁과 적폐청산 등을 약속한 것도 문제삼았다.

    MBC노조는 "김 사장이 201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와 정책협약을 체결, △언론장악방지법 통과 △지역MBC 본사로부터 독립 △지역언론발전법 개정 및 기금 확보 등을 약속했고,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도 정책협약을 통해 △언론개혁 △적폐청산을 약속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18년에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종민 정의당 후보, 김창한 민중당 대표와 정책협약을 맺었다"고 되짚은 MBC노조는 "이처럼 김 사장이 정책협약을 맺은 대상의 면면을 보면, 하나같이 민주당·정의당·민중당과 같은 좌파 정치인들이었다"고 꼬집었다.

    MBC노조는 "이처럼 편향된 정치 성향을 노골적으로 보여줬던 김 사장이 MBC 문화방송의 감사가 된다면 MBC의 좌파편향 뉴스에 대해 수수방관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며 "특히 지역MBC의 방만한 경영에 대해 '지역MBC 독립성' 운운하면서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하리라는 것은 자명하다"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MBC 감사도 경영진"이라며 "현재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MBC의 과반노조인 상황에서 과연 그가 경영진으로서 제대로 행동할지 매우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MBC노조는 우려했다.

    박성제 '고교 선배' 겸 '골프 친구'도 감사 후보

    MBC노조는 김 사장과 함께 감사 최종후보로 선정된 나머지 2명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을 가했다.

    MBC노조는 "김 사장이 아니라 다른 후보가 감사로 선정돼도 사실상 MBC 감사 업무가 마비될 우려가 크다"며 "여타 후보들도 김 사장과 마찬가지로 언론노조 출신에 친민주당 정치 성향을 보여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먼저 민병우 MBC플레이비 사장은 박성제 전 MBC 사장의 입사 동기로, MBC 기자의 '경찰 사칭 사건'과 '도쿄올림픽 자막 참사'로 보도본부장에서 물러나고도 곧바로 자회사 임원으로 영전한 이력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김성환 MBC NET 사장의 경우, 박성제 전 사장의 고교 선배이자 골프 친구로 알려졌다"고 소개한 MBC노조는 "이들에게 최승호·박성제 전 사장 때의 '경영 적폐'를 파헤쳐 줄 것을 기대하는 것은 북한 김정은이 민주투사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처럼 헛된 꿈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번에 취임하는 MBC 감사에게는 막중한 임무가 있다"며 "언론노조 출신 경영진이 5년 동안 저질러온 각종 '경영 적폐'가 산적한 상황"이라고 전제한 MBC노조는 "△한 번에 100억원 또는 수십억원씩 손실을 뒤집어쓴 '부실 투자의 원인' △어떤 본부장은 일 년에 골프를 80번 쳤다는 '도덕적 해이' △폭증한 제작비 속에 감추어진 '각종 낭비'들을 찾아내 국민의 재산을 아껴야 한다"며 "그걸 어떻게 언론노조 핵심 조합원 출신이 감사가 돼 해결하겠는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언론노조 패권 유지'의 노욕을 그만 내려놓고 한겨레로 돌아가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