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민주당 의원 "십년 넘게 자신을 위해 일한 사람… 도의적 책임 지는 게 인간"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 "이재명 같은 인물이 민주당 당대표라는 데 참담함 느낀다"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주변의 고통, 생명, 눈물에 공감 못하면 패륜정치"조응천 민주당 의원 "최고위원 등 정무직 당직자들이 친명계 일색" 당직 개편 거론송갑석 민주당 의원 "선출직을 제외한 모든 당직을 과감하게 열어버려야 한다"친명계는 여전히 검찰 탓… 이재명 입장 묻자 "그래요?" 되묻더니 현장 떠나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내홍을 겪는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측근의 사망으로 겹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윤영찬 "전형수 씨 죽음, 이재명이 책임져야"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재명 책임론'과 관련 "실제로 국민들이 이번 일들에 대해서 굉장히 안타까움 또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당대표로서 책임감을 갖고 이런 상황을 잘 주시도 하고 또 거기에 따라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전형수씨가 지난 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대표의 비리 의혹사건에 등장했다 숨진 사람은 전씨가 다섯 번째다. 

    전씨가 남긴 유서에는 "이재명 대표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십시오. 더이상 희생자는 없어야지요" "측근을 진정성 있게 관리해 달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전씨의 죽음이 "검찰의 과도한 압박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수사 당하는 것이 제 잘못이냐"고 반문했다. 전씨는 이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비리'사건에 연루돼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에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와 관련한 일로 수사를 받거나 고발인이 된 상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고인이 되신 분이 네 분이다. 네 분 모두 이 대표를 충직하게 모셨던 사람들"이라며 "이 대표가 말한 대로 검찰의 무리한 수사 때문이라면 속히 밝혀야 한다. 그러나 이 대표 본인이나 주변에서 고인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 있었다면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10년 넘게 자신을 위해 일했던 사람이다.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그게 인간이고 그게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당내 일각의 비판에도 이 대표는 대정부 규탄대회에 나가는 등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이씨는 전씨의 발인식이 있던 11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강제동원 해법 강행 규탄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윤석열정부를 비판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당 안팎에서는 뒷말이 나왔다.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와 같은 인물이 민주당의 당대표라는 사실에 당원으로서 한없는 부끄러움과 참담함을 느낀다"며 "한 사람의 생명이 전 지구보다 무겁다는 말이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당이 이재명 방탄을 이어간다면 민주당은 그 명(命)이 다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측근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대통령과 정부만 비판하며 자신을 향한 비난을 비껴갈 궁리만 하고 있는 모습이 처절하다"며 "주변의 고통과 생명, 그들의 피눈물에도 공감하지 못하면 '패륜정치' 아니겠는가? 귀먹고 눈멀고 심장까지 굳어버린 사람이 과연 누구인가? 정치 이전에 먼저 인간이,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명계, '친명' 일색 당직 개편 요구

    비명(비이재명)계는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전환할 대책으로 지도부 개편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이재명 방탄'에 앞장섰던 친명(친이재명)계 일색의 당직자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당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인적 변화를 보여주면 가장 강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당 사무총장과 전략기획위원장 정도는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민주당 사무총장과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정식 의원과 문진석 의원은 대표적인 친명계다. 앞서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지금 최고위원을 포함해 정무직 여러 당직자들이 완전히 (친명계) 일색으로 돼 있다"며 당직개편을 거론했다.

    송갑석 민주당 의원도 지난 9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선출직으로 뽑혔던 사람들을 제외한 모든 당직에 대해서 과감하게 열어버려야 한다"며 "친명이 아닌, 꼭 비명까지 아니라 할지라도 이런 사람들한테 과감하게 활짝 여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된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차량에 올라 이동하고 있다.ⓒ서성진 인턴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된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차량에 올라 이동하고 있다.ⓒ서성진 인턴기자
    친명계, '이재명 사퇴론'에 "근거 없다"

    친명계는 전씨의 죽음을 '검찰의 압박수사 때문'이라는 태도를 고수하며 '이재명 책임론'에 반대 의견을 내비쳤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재명 책임론'을 두고 "본질이 아닌 문제를 가지고 곁가지를 건드리는 것"이라며 "이 문제의 본질은 결국 성실하게 일만 했던 공무원을 계속해서 압박하는 강압수사가 본질적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사퇴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전혀 근거가 없다"며 "정말 당대표직에서 물러나야 될 상황이라면 아마 그런 여건이나 상황이 조성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언급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당직개편 요구에 "그것은 마치 이재명 대표에게 비명계들은 책임을 묻는 것인데, 그 책임 대신 처리로 당직개편, 사무총장이라든지 전략기획위원장이라든지 그것은 옳지 못하다"며 "정정당당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그렇게 물리적으로, 인위적으로, 공학적으로 물러나게 함으로써 있을 수 있는 부정적 효과가 훨씬 더 크다"며 "저는 개인적으로 인위적인 그러한 퇴진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뒤 '비명계가 사퇴 등 책임을 요청하는 것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그래요?"라고 반문하고는 현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