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사실 들어가 A4 용지 6쪽 분량 진술서 제출… "진술서로 갈음한다. 묻지 마라""나는 성남FC 후원금 관여 안 했다"… 네이버 문건 제시하자 "처음 본다" "난 몰랐다"
  •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정상윤 기자
    ▲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정상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한 가운데, 조사 과정에서 검찰이 네이버 관계자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을 접촉한 후 성남시 요구안을 정리한 문건을 제시하자 "이런 일이 있었느냐"는 식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성남지청 조사실에 들어선 직후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내용을 담은 A4 용지 6쪽 분량의 진술서를 제출했다. 이후 성남지청 형사3부 유민종 부장검사의 질문에 이 대표는 "진술서로 갈음한다. 의견을 묻지 말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또 "나는 성남FC가 후원금을 받는 데 관여한 바가 없다" "사건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검찰이 네이버 관계자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을 접촉한 결과에 따라 성남시 요구안을 정리한 문건 등을 제시하자, 이 대표는 "정진상이 그랬다는 것이냐"며 "처음 본다" "몰랐다" "믿어지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FC는 독립법인, 개입 여지 없어" vs "정진상 통해 실질적 운영한 증거·진술 다수 확보"

    이 대표는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크게 3~4가지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성남FC는 성남시와 관련이 없는 독립법인으로, 자신의 개입 여지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 대표가 측근 정진상 씨를 통해 성남FC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다는 증거·진술을 다수 확보했다고 한다. 이 대표가 2015년 2~3월 곽선우 당시 성남FC 대표에게 "성남FC 운영을 정진상에게 맡겨뒀다"며 "정진상과 상의해서 결정하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후 정씨가 곽 대표를 건너뛰고 실장들에게 실무를 직접 보고 받고 지시한 것도 그 중 일부라는 설명이다.

    이날 검찰 조사는 12시간 만에 종료됐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0시42분 청사를 나서며 "어차피 답은 정해져서 기소할 것이 명백하고 또 조사 과정에서도 그런 점들이 많이 느껴졌다"며 "검찰이 오늘 제시한 자료들에는 납득할 만한 것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결국 법정에서 진실은 가려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이 대표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이 진행하는 대장동 수사에서 성과가 빨리 나온다면 설 연휴 이전 두 검찰청이 동시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