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그너그룹, 교도소 죄수 용병 모집 중…여자 죄수, 아프리카 죄수들까지 긁어 모아사면-1400달러 월급 등 지킬 수 없는 약속 남발...유인후 우크라전 대포밥으로 갈아 넣어
  • ▲ 와그너용병 모집에 동원된 러시아 죄수들ⓒ트위터 NEXTA_TV
    ▲ 와그너용병 모집에 동원된 러시아 죄수들ⓒ트위터 NEXTA_TV
    러시아 죄수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푸틴 총알받이로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러시아인들을 고기 분쇄기에 던져 놓는 것 아니냐는 평이 나올 정도다.

    지난 23일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병력은 전쟁 초기와 비교해 2배 이상 불어났다. 러시아 병력이 늘어난 것은 푸틴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과 러시아 민간용병회사 와그너그룹의 용병 모집 때문이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22일 브리핑에서 러시아 와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5만명을 배치했고, 이중 4만 명은 러시아 전역에 수감 중인 죄수들 가운데 모집된 인원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러시아는 지난 9월 부분 동원령을 선포했다. 이로 인해 예비군 징집병 30만 명과 자원입대자 2만 명을 모집했다. 이에 러시아 전체 병력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정규군 15만 명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특히 와그너그룹 소유주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 전역 교도소를 돌며 죄수들을 모집하고 용병으로 투입시키는 데 중대한 역할을 했다. 영국 정부는 올 3월까지만 해도 1000명에 불과했던 와그너그룹의 용병 인원이 최근 2만 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 지상군 전력의 약 10%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과 같다고 영국 정부는 평가했다.

    지난 8월 미국 매체 <CNN>도 "교도소를 찾은 와그너그룹이 즉시 또는 참전 6개월 후 사면, 한달에 최대 20만 루블의 급여 등을 조건으로 내걸며 수감자에게 용병 지원을 권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와그너그룹의 죄수 모집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에는 여성 죄수마저 모집하고 있다. 지난 21일 AFP는 프리고진이 러시아 내 감옥에 복역 중인 여성을 용병으로 채용해 전선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인 듯, 와그너그룹은 아프리카 교도소마저 돌며 용병을 모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와그너그룹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교도소에서 반군을 꺼내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등 해외로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아프리가공화국 군 관계자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와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에 긴급 인력이 필요하다"면서 "우리가 중범죄 혐의로 잡았던 사람 중 20명 이상을 석방했다"고 말했다.
  • ▲ 교도소에서 용병모집하는 와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트위터 캡처
    ▲ 교도소에서 용병모집하는 와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트위터 캡처
    죄수 용병들을 토대로 와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 전쟁 동안 규모가 커졌고, 전쟁 초기 루한스크 지역에서 연승하며 유명해졌다. 러시아 정규군들이 거듭 패배하는 것과 비교되면서 러시아 관영언론들은 와그너그룹에 찬사를 보냈고, 심지어 떠받들기까지 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에 와그너그룹은 다른 러시아 군벌들과의 권력 경쟁에서 중심 세력으로 부상했다. 존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 군대가 와그너그룹의 명령을 받는 사실상 부하라고 평가했다.  

    와그너그룹을 기반으로 프리고진 또한 세력을 넓혀가는 반면 죄수들은 처참하게 전쟁터에서 희생당하는 실정이다.

    최근 몇주 동안 와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 바흐무트를 정복하려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 과정에서 죄수들은 큰 희생을 치렀다. 이들은 거의 훈련을 받지 않고 건강이 부실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최전선에 보병으로 보내지거나 지뢰를 제거하는 일을 맡았다. 이 때문에 목숨을 잃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도 최근 몇 주동안 바흐무트 전투에서 죄수들의 희생이 큰 점을 언급하며 "프리고진이 마치 러시아인들을 고기 분쇄기에 던지고자 하는 것처럼 보였다. 1000명의 와그너그룹 용병이 최근 전사했는데 이중 90%가 죄수들이다"고 밝혔다.

    게다가 와그너그룹과 프리고진은 죄수들에게 6개월 동안 싸우면 사면과 자유를 주겠다는 요건을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법적보호를 받을 수 없는 '허울' 좋은 약속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소자 인권단체 '철창 속의 러시아(RBB)'의 올가 로마노바(olga Romanova)국장은 와그너그룹이 죄수 가족들에게 용병 취업 대가로 약속한 한달 급여 1400달러도 불규칙적으로 지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죄수들이 와그너그룹으로부터 약속받은 대가들을 지급받을 것이란 보장도 없고 법적 근거도 없다. 심지어 사면마저 불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올가는 이어 "죄수들은 교도소에 여전히 등록된 죄수다"며 "사면조차 대통령령으로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국회 또한 죄수를 사면할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즉, 와그너그룹이 죄수들에게 제안한 대가는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확실한 대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죄수들은 용병 규칙을 어길 시 가혹한 대가를 받고 있다. 올가 로마노바는 "죄수들의 취약한 입장과 이들을 위한 법적 보호의 결여로 용병 규칙을 위반한 죄수들에 대한 불법 처형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와그너그룹은 규칙을 위반한 죄수들을 총으로 쏘고, 음주나 마약 복용을 이유로 사법절차에 의하지 않은 사형을 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