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측, 사과 거듭 요청… "간접 사과에 진정성 안 느껴져"이재명 측 "대신해 다시 한번 유족에 사과의 말씀 드리겠다"재판부, 변론 종결… 판결 선고기일 내년 1월12일로 지정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 조카의 살인사건을 '데이트폭력'이라고 지칭하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낸 피해자 유족 측이 이 대표가 직접 사과할 것을 거듭 요청했다.이 대표는 그러나 이 사건 최종 변론기일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1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8단독(부장 이유형) 심리로 열린 2차 변론기일에 이 대표 측 대리인 자격으로 출석한 나승철 변호사는 "이 대표가 직접 출석하지 못했지만, 유족에게 죄송하다고 사과의 말씀을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이 대표를 대신해 다시 한번 유족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다"고 언급했다.유족 측 "대리인 통해 사과? 진정성 없다"이에 유족 측 대리인 이병철 변호사는 "지금 제1야당 대표이고 한때 대선후보까지 했는데 직접 사과문을 제출하면 진정성도 있지 않겠느냐"며 "대리인을 통해 이렇게 말씀하는 것보다는 적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유족 측은 재판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대표가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변호인끼리 협의해 직접 만나 사과하는 방법도 있다"며 "이런 간접적 사과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정치적 행위라고 유족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이 대표 측은 지난 4일 재판부에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2021년 11월24일 페이스북 글에서 '그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밝혀 피해자와 유족에 대해 사과의 마음을 표현했다"고 밝힌 바 있다.
-
유족 측 "이재명 과거 주장과 페북 글 왜 다른가"이날 법정에서 유족 측은 이 대표가 지난 대선 기간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16년 전 자신의 조카를 변호했던 기록을 근거로 변론을 진행했다.지난 대선 기간 조카의 일가족 살인사건을 변호했던 사실로 논란이 일자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명한 바 있다.이 글에서 이 대표가 "한때 가까웠던 사이라는 것은 책임 가중 사유이지 책임 감경 사유는 아니다"라고 한 것을 두고 유족 측은 "16년 전 변론 내용을 보면 이 대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가까운 사이였다는 것을 굉장히 강조하면서 감형을 주장했다"며 "유족들의 입장에서 이 대표의 과거 변론과 페이스북 주장 내용이 너무나 달라 정신적 고통이 심각하다"고 토로했다.그러자 이 대표 측은 "16년 전 변론 당시 발언이 유족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데, 이미 시효가 지났다"고 반박했다.이 대표 측은 그러면서 "당시 페이스북 글을 봐도 '데이트폭력'이 아니라 '데이트폭력 중범죄'라고 했다"며 "사실을 왜곡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특히 이 대표 측은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글을 썼을 당시에도 언론에서 여러 차례 '데이트폭력'이라고 썼다"며 "언론에서 쓴 것을 이 대표가 썼다고 해서 불법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주장했다.이날 재판부는 이 사건 변론을 종결했다. 판결 선고기일은 내년 1월12일로 지정됐다.이 대표는 2006년 전 여자친구와 그의 모친을 수십 차례 칼로 찔러 살해한 조카 김모(44) 씨의 살인사건 1·2심 변호를 맡았다. 당시 이 대표는 김씨의 심신미약과 음주감경을 주장했다.사건은 김씨가 여자친구 A씨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은 후 벌어졌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사건 직전인 2006년 5월 오후 칼과 테이프 등 살인도구를 미리 구입했다. 이후 김씨는 A씨 일가의 자택으로 찾아가 A씨와 A씨 모친을 각각 19회, 18회씩 칼로 찔러 살해했다. A씨 부친은 목숨은 구했으나 중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