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민주당 서울시의원, 16일 시의회 시정질문서 발언"열심히 산 청년이자 서울시민… 부모 심정으로 억장 무너져"공무원·공공기관 마음건강 중요 취지지만 논란 예상돼
  • 16일 열린 제314회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이상훈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이 단상에 나와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제공
    ▲ 16일 열린 제314회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이상훈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이 단상에 나와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제공
    한 서울시의회 의원이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여성역무원을 스토킹하고 살해한 남성 가해자와 관련 "아버지의 마음으로 안타깝다"고 공개발언했다. 공무원·공공기관 직원의 마음건강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던 과정에서였지만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회 의원은 16일 오후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을 언급하며 "(가해자가) 좋아하는데 (피해 여성이) 안 받아 주니 여러 가지 폭력적인 대응을 남자 직원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시의원은 이어 "가해자든 피해자든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요"라며 "저희 아들도 다음주 월요일 군에 입대하는데 아버지의 마음으로 미뤄 봤을 때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억장이 무너질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시의원은 또 가해자와 관련 "31살의 청년이고 서울시민"이라며 "서울교통공사에 들어가려면 나름 열심히 사회생활과 취업 준비를 했었을 서울시민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당역 살인사건' 가해자에 "아빠의 마음으로 안타까워"

    이 시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서울시와 산하 공공기관 직원들의 마음건강을 지키기 위해 시 차원의 적절한 치료 및 지원 등 적극적인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하던 중 나왔다. 그러나 취지와 달리 발언에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마음을 받아 주지 않아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은 지난 14일 오후 9시쯤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이다. 

    가해자 A씨는 약 1시간10분 동안 화장실 앞에서 대기하다 역무원 B씨가 순찰을 위해 화장실로 들어가자 뒤따라가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가해자가 오랜 시간 범행을 계획한 보복성 범죄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A씨는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인 B씨를 대상으로 스토킹과 불법 촬영물 협박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지난해 10월 A씨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신변보호를 요청했지만 이는 1개월 만에 종료됐으며,  A씨를 대상으로 한 구속영장 역시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이날 민주당 서울시당은 이 의원의 발언과 관려해 사죄 의사를 표명했다. 시당은 "신당역 사건에 대한 오늘 이 의원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민주당 서울시당은 피해자와 유가족, 그리고 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즉각 윤리심판원에 회부해 징계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