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앨범 발매…9~10월 전국 5개 도시 투어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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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첼리스트 양성원이 23일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열린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집'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마스트미디어
지적이고 독창적인 해석과 연주로 주목받아온 첼리스트 양성원(55·연세대 교수)의 음악 여정이 쉬지 않고 펼쳐진다.베토벤 첼로 작품을 모은 새 앨범을 지난 22일 발매한 양성원은 이달 말 공연기획사 마스트미디어와 전속 계약을 맺고 국내 활동을 재개한다.클래식 레이블 데카를 통해 발매되는 이번 앨범은 2007년 EMI에서 발표했던 첫 번째 베토벤 첼로 작품 전곡집 이후 15년 만에 다시 녹음했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과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은 첼로의 '구약성서'와 '신약성서'로 불린다.양성원은 23일 서울 신사동 복합문화공간 오드포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생은 한 번 사니까 두 번 녹음하고 싶었다. 250여 년 전에 쓰인 명곡이지만 전쟁과 혁명, 사회 변화에도 여전히 깊은 감동을 주고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어준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을 처음 발매한 뒤 여러 번 연주했다. 내면적으로 성장하고 뿌리가 깊게 내려진 느낌을 받았다. 생물학적으로 소나타와 가까워지고 저와의 만남이 자연스러워졌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녹음했다"고 덧붙였다.앨범은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와 지난해 9월 독일 노이마르크트에서 녹음했다. 베토벤 첼로 소나타 5곡과 모차르트 '마술피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2곡, 헨델 오라토리오 '유다스 마카베우스' 중 '보아라, 용사가 돌아온다' 주제에 의한 12개의 변주곡, 다단조 소나티네 WoO 43a가 수록됐다.네 개의 스틸현으로 연주했던 이전과 달리 저음의 G·C현에 양 창자를 꼬아서 만든 거트(gut)현을 사용했다. "음악가의 이상(理想)은 악기를 가지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스틸현은 파워가 있고 단순하다. 거트현은 섬세하고 음색이 풍부해서 인간의 목소리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
- ▲ 첼리스트 양성원이 23일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열린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집'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연주하고 있다.ⓒ마스트미디어
양성원은 재녹음 과정에서 "아는 만큼 더 혹독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에는 잘 모르고 녹음했던 것 같다. 곡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과 혼을 담는 작업은 많이 다르다. 이번에는 베토벤의 중기·후기 초상화를 그리듯 '어떻게 하면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밝혔다.이어 자신의 음악 인생을 장편소설에 비유하며 "제 나름대로의 삶을 써가고 있다. 어디까지 왔는진 모르겠지만, 챕터가 쌓이고 있다. 대학이 인생을 시작하는 첫 단추라면 음반은 하나의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최근 독일 코블렌츠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지휘자로 변신해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이기도 했다. 정식으로 지휘 레슨을 받고 무대에 선 것은 처음이다. "실수도 많았지만 아마추어다 보니 만족감이 크고 즐거웠다. 은근히 중독성이 있더라."양성원은 10년 넘게 우정을 쌓아온 이탈리아 리미니 출신의 엔리코 파체(55)와 함께 베토벤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전곡 프로그램으로 9월부터 10월까지 부산·통영·대전·서울·여수 무대에서 음악회를 갖는다.그는 파체에 대해 "수도자 같은 인품을 가진 피아니스트"라며 "나이가 같고, 자녀들도 연령이 비슷해 가족끼리 친하다.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저와 닮았다. 리허설을 할 때 아침에 만나는 시간은 정하지만 끝나는 시간은 정해놓지 않아 무한한 탐구를 할 수 있다. 육체적으로 괴롭지만 음악적으로 큰 만족감을 준다"고 전했다.파리 음악원과 인디애나 대학을 졸업한 양성원은 2006년 올해의 예술상, 제4회 대원음악연주상, 제1회 객석예술인상 수상 및 프랑스 문화훈장 슈발리에를 서훈 받았다. 현재 연세대 음대 교수이자 영국 런던에 위치한 왕립음악원(RAM)의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