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형 사장 취임 직후 YTN 간부 상당수 '좌천'파업불참·비언론노조 기자들 '야근전담' 내몰려
  • 문재인 정권 당시 박태서 전 KBS 앵커가 작성한 '블랙리스트' 인사 대부분이 좌천된 사실이 최근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YTN에서도 비슷한 시기 보복성 인사가 자행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4년 전 정찬형 전 TBS 대표가 YTN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총 28명의 기자들이 보직을 박탈당하거나 '야근 전담' 기자로 내몰리는 불이익을 당했다는 지적이 YTN 내부에서 제기된 것.

    당시 보직에서 쫓겨나거나 한직으로 밀려난 기자들은 모두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언론노조 YTN지부)가 주도했던 파업에 동참하지 않거나 언론노조 YTN지부에 가입하지 않은 '비언론노조' 기자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빠는 왜 밤에만 일 하러가?'… 어금니 깨물며 참았다"


    27일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한 YTN방송노동조합(2노조, 위원장 김현우)은 "당시 정찬형 사장은 2018년 9월 27일 취임한 직후 본부장, 센터장, 실·국장 등 간부급 기자들을 보도국 선임기자로 돌리고, 다음 날 부팀장 인사도 단행해 파업불참 기자(또는 비언론노조 기자) 95% 이상을 모조리 보직박탈했다"고 밝혔다.

    YTN방송노조는 "이렇게 취임 즉시 11명의 보직을 박탈한 정 사장은 같은 해 10월 5일, 앞서 좌천된 5명에 17명을 추가한 22명의 기자들을 대상으로 'YTN판 대량 인사학살'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YTN방송노조는 "당시 YTN 경영진은 '야근 전담'이라는 방식으로 인사 보복을 자행했다"며 "인사상 불이익을 당한 파업불참 기자들의 평균 연령은 50살을 넘겼고, 대부분 YTN 개국 멤버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덕수 당시 보도국장은 이들을 회의실도 아닌 건물 끝쪽 계단 옆 공간에 불러모아 일방적으로 '야근 전담'을 통보했다"는 이야기를 전한 YTN방송노조는 "일부 선배들은 'A급 전범 취급한거다' '나가란 거지 뭐' '도대체 뭘 잘못했길래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하나' '아이가 아빠는 왜 맨날 밤에만 일 하러가? 하는데 어금니 깨물며 눈물 참았다'는 등의 비참함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가장의 역할, 자식 공부시켜야 하는 상황, 필사적 노후 준비 등 이런 저런 이유로 대다수 선배들은 말 한마디 못하고 고통을 감내했다"고 당시 상황을 상기한 YTN방송노조는 "일부 선배들은 지금도 고혈압과 불면증 등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유 없는 '블랙리스트' 대상자들은 이렇게 몇년을 버텼고, 일부는 지옥으로 변해버린 YTN을 '군함도' 탈출하듯 떠났다"고 개탄했다.

    YTN방송노조는 "이와는 반대로 반대로 입만 열면 '백의종군'과 '공정방송'을 외치던 우장균 사장 등 그 일파들은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파업 참여도에 따라 구성원들을 갈라치기했다"며 "'YTN판 블랙리스트' 만행의 역사를 한 톨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모아 사법당국의 심판대 위에 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인사권과 징계권이 남용되는 일이 없도록 'YTN 바로세우기 및 미래발전위원회' 조사 과정의 진술 강요 등에 대한 위법성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다음은 YTN방송노조가 공개한 'YTN판 블랙리스트'.

    <2018년 9월 27일 인사 발령>

    ▲김OO 경영본부장 → 보도국 선임기자
    ▲김OO 채널본부장 → 보도국 선임기자
    ▲김OO 시청자센터장 → 보도국 선임기자
    ▲채OO 사이언스TV국장 → 보도국 선임기자
    ▲이OO 라이프국장 → 보도국 선임기자
    ▲추OO 해설위원실장 → 보도국 선임기자
    ▲박OO 타워사업국장 → 보도국선임기자
    ▲오OO 감사실장 직무대행 → 보도국 선임기자
    ▲황OO 디지털센터장 → 보도국 선임기자
    ▲박OO 편성제작국장 직무대행 → 편성제작국장 직무대행 면직
    ▲이OO 법무팀장 겸 경영지원실장 → 보도국 선임기자

    <2018년 10월 5일 인사 발령>

    ▲보도국 국장대우 황OO → 국제부 야근전담
    ▲보도국 선임기자 박OO → 국제부 야근전담
    ▲보도국 부국장 김OO → 국제부 야근전담
    ▲보도국 선임기자 채OO → 행정부 보도국 야근데스크
    ▲보도국 선임기자 김OO → 보도국 야근데스크
    ▲보도국 선임기자 이OO → 보도국 야근데스크
    ▲보도국 선임기자 이OO → 보도국 야근전담
    ▲보도국 선임기자 유OO → 보도국 야근전담
    ▲보도국 사회부 부장 최OO → 보도국 야근전담
    ▲보도국 통일외교안보부 부국장대우 김OO → 보도국 야근전담
    ▲YTN플러스파견 부장 김OO → 보도국 야근전담
    ▲보도국 부국장대우 김OO → 보도국 야근전담
    ▲보도국 부국장 이OO → 야근전담PD
    ▲보도국 선임기자 배OO → 야근전담PD
    ▲보도국 선임기자 김OO → 야근전담PD
    ▲보도국 앵커팀 국장 송OO → 야근전담(앵커팀 근무)
    ▲보도국 영상취재1부 부장 이OO → 영상취재 1부 야근전담
    ▲보도국 영상취재1부 부장 한OO → 영상취재 1부 야근전담
    ▲보도국 영상취재1부 부장 노OO → 영상취재 1부 야근전담
    ▲보도국 영상취재1부 부장 원OO → 영상취재 1부 야근전담
    ▲보도국 영상취재1부 부장대우 윤OO → 영상취재 1부 야근전담
    ▲보도국 영상취재1부 부장대우 양OO → 영상취재 1부 야근전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