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합당 합의 내용에 따라 추천" vs 李 "기초적 해석 못해"안철수, 합당 합의사항 전문 공개… "이준석, 약속 지키지 않아"이준석 "당내 반대가 많아서 심사할 수 있다고 전달했다"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월 1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합당'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월 1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합당'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한동안 잠잠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또 다시 충돌했다. 이번에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당시 합의한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두 자리를 두고서다. 안 의원의 추천에 이 대표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며 강대강으로 맞섰다. 양측의 갈등은 합의사항 전문 공개로 이어지면서 진실공방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안 의원 측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의당은 합당 합의 내용에 따라 국민의당 추천 몫으로 최고위원 2인을 추천했다"며 4월 18일 도출된 양당 합당에 관한 서면 합의사항 전문(全文)을 공개했다.

    안 의원 측이 공개한 합의사항에 따르면 "추천 명단에 대해 추후 심의 평가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안 의원은 국민의당 최고위원 2명에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 위원장과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을 추천한 바 있다. 이에 이 대표가 안 의원이 추천한 두 인사에 대해 과거 발언 논란과 국민의당 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재고를 요청한 것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이어 안 의원의 추천으로 최고위원회 정원인 9명을 넘으면 당헌‧당규 개정이 필요하다는 당내 지적에 대해 '잘못된 해석'이라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규정 부칙을 내세웠다.
     
    안 의원이 제시한 부칙에 따르면 2020년 2월 17일 제정된 이 부칙은 해당 당헌 시행 이후 최초로 구성되는 최고위원회의에는 당 대표가 지명하는 최고위원을 4인까지 둘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후 같은 해 5월 22일 들어선 지도부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이며, 2021년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대표가 선출됐으므로 현재 최고위는 당헌 시행 이후 최초로 구성돼 당 대표는 4명까지 지명직 최고위원을 둘 수 있다는 논리다.

    안 의원 측은 이어 "국민 앞에서 합당 선언하며 합의된 내용과 다른 주장을 하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 모습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사실관계 명확히 파악 후 이의제기해야"

    그러자 이 대표는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의제기해야 한다"며 곧장 반박에 나섰다. 

    이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합당 협상 중 국민의당의 인사 추천에 대해서는 국민의당 측 인사 중 현역 의원인 모 의원이 지도부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당내 반대가 많아서 명단에 대해서 심사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합당 협상 내내 명확하게 전달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또 "의석수 관례에 맞게 1명의 최고위원을 추천하는 것을 제안했으나 국민의당 인사들이 더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해 안철수 의원이 저에게 배려를 요청해왔던 사안"이라며 "그래서 2명까지 추천을 받겠다고 한 것인데 국민의당 인사가 아닌 분을 추천한 것은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안 의원 측이 '당 대표 지명 최고위원을 4명까지 둘 수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당규에 대한 기초적인 해석을 못 하는 것"이라며 "최초로 구성되는 최고위원회는 당시 합당을 통해 탄생한 미래통합당 새 지도부에 대한 얘기였다"고 지적했다.

    "논의했던 취지와 다른 인사가 오니 의아하다"

    이 대표는 17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국민의당 몫의 최고위원 추천 재고 요청을 거부한 것에 대해 "이해가 안 간다"며 "국민의당이라는 당이 없어졌기 때문에 본인은 이 결정을 되돌릴 수 없다고 하는데 희한한 답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2명을 추천해달라고 한 것은 국민의당 측 인사가 소외되어서 부담 가질 것에 대비해 얘기한 것"이라며 "당헌·당규 개정까지 감내하며 국민의힘 출신 의원을 넣어야 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이어 "애초에 합당 과정에서 저희가 논의했던 취지와 다른 인사가 오니 의아하다는 것"이라며 "만약 국민의당 출신 인사 2명을 추천한다면 오히려 그게 맞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또 배현진 최고위원이 이 대표가 띄운 당 혁신위원회를 '사조직'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인적 구성이 1차적으로 완료된 상황 속에서 도대체 어디가 '이준석의 사조직'인지 한번 설명해 보셔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천하람 변호사 빼고 솔직히 아무도 모르겠다"며 "혁신위원장을 맡은 최재형 의원에 대해서 '이준석계'라고 공격하는 분도 있는데 모욕적인 발언이고, 반성했으면 좋겠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아울러 이 대표는 자신의 성 상납 징계안을 논의할 윤리위 날짜가 연기되는 것에 대해 "저도 되게 당황스러운 게 처음에 '22일이다', '24일이다' 이런 얘기가 저도 공식적으로 들은 게 아니라 언론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이라며 "1차적으로 궁금한 게 우리 윤리위 운영 규칙에 보면 밖에 윤리위 운영 세부 사항들을 얘기하지 못하게 돼 있는데, 어떤 윤리위원인지 모르겠지만 계속 언론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