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이준석 "제대로 자기 정치 하겠다"… '사퇴' '성상납' 논란 일축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을 이끌며 냉탕과 온탕을 오간 '취임 1년' 간의 소회를 전했다. 

이 대표는 12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이 '여당' 국민의힘으로 되기까지의 과정을 되짚어보고 향후 계획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통합·혁신·무한책임'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배경으로 모두발언을 시작한 이 대표는 지난 1년에 대해 "주어진 역할은 이미 성공적으로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당원들과 국민들의 기대가 결국 정권 교체에 있었다는 것을 알고 달려온 1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정권 초 동력을 유지해 나가는 것을 바라보고 쉴 새 없이 달려왔던 그런 기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한 정치를 해왔음을 강조하며 남은 임기에 대한 언급을 이어갔는데, '성 상납 의혹' 등으로 정치권에서 제기된 '조기 사퇴론'을 잠재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1년 간의 활동에 대해 "선거 승리를 위해 무기를 들고 싸운 기간"이라고 평가하며 "이제는 밭을 갈 때다. 무기를 녹여 농기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왔다. 농기구를 어떤 형태로 어떻게 만들어 어떤 농사를 지을 지가 앞으로 1년에 대한 저의 고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제 제대로 자기 정치 한번 해보겠다"며 "제가 이루고 싶은 세상, 제가 옳다고 생각했던 세상,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정책, 당을 만들기 위해 제 의견을 더 많이 투영시키겠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표를 두고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두고는 "아이스아메리카노, 따뜻한 아이스아메라카노 같은 주문은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혁신위, 선제적 흔들기 우려스럽다"

이날 이 대표는 혁신위를 둘러싼 당 내외 우려에 대한 언급도 이어갔다. 그는 "혁신위에서 논의된 안들은 최고위원회의 검토를 다 거쳐서 우리가 당헌 당규에 반영시킬 것이고 제도화할 것"이라며 "이것에 대해 선제적인 흔들기를 하시는 분들이 또 나오는데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탄핵의 아픔을 거치면서 공천 파동의 아픔을 거치면서 몇 년간 쌓아 올렸다"면서 "어렵게 다시 5년 만에 구축했던 그런 새로운 기회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 관성과 타성에 젖은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2021년6월11일 전당대회에서 43.82%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보수정당 사상 첫 30대 '젊은' 대표라는 타이들을 등에 업고 낡고 오래된 보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 보수정당 사상 처음으로 2030 세대 지지를 끌어냈고, 2012년 이후 패배를 거듭했던 전국 단위 선거에서 두 차례나 승리로 이끌어 5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또 정당 최초로 공직후보자기초자격시험(PPAT)을 도입하며 그간 밀실에서 이루어지던 이른바 '짬짬이 공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이는 지난 6·1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12곳을 석권하는 쾌거를 이어졌다.

다만 이 대표의 '직설적인 화법'은 당내 갈등을 끊임없이 야기했다. 최근까지도 '친윤계 맏형'이라 불리는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과 "개소리" "싸가지"와 같은 원색적 비난을 주고받으며 설전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오는 24일 '성 상납·증거인멸 교사 의혹' 등에 대한 윤리위 판단은 이 대표 추후 입지와 거취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