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9일 호국영웅과 유가족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강력한 국방력" 강조… 文정부엔 "국가가 예우 제대로 안해"유족들 "지난 정부, 北에 비판 한마디 못한 가슴 아픈 시간"
  •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천안함 폭침·제2연평해전·연평도 포격전·목함지뢰 사건 등 북한의 도발에 맞서 싸운 호국영웅과 유족들을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천안함 폭침 당시 전사한 고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와 고 민 상사의 사진을 보는 모습.ⓒ대통령실 국민소통관실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천안함 폭침·제2연평해전·연평도 포격전·목함지뢰 사건 등 북한의 도발에 맞서 싸운 호국영웅과 유족들을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천안함 폭침 당시 전사한 고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와 고 민 상사의 사진을 보는 모습.ⓒ대통령실 국민소통관실
    윤석열 대통령이 6월 보훈의달을 맞아 천안함 폭침,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 목함지뢰 사건 등 북한 도발에 응전한 호국영웅 및 유족들을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호국영웅에 대한 예우가 국민통합의 시작"이라며 "영웅들에게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국격에 걸맞은 예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서해영웅 및 유가족 초청

    윤 대통령은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서해영웅들과 유가족 등 20명을 초청한 '호국영웅 초청 소통 식탁' 제하의 오찬에서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찬에서 천안함·제2연평해전·연평도포격전·목함지뢰 호국영웅들의 명복과 감사, 그리고 유가족들을 향해 위로를 건넨 뒤 "호국영웅들의 희생을 이제까지 국가가 제대로 예우하지 않았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라를 지킨 영웅들을 제대로 예우하고 유가족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따뜻하게 모시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고 강조한 윤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 국가의 이름으로 나라를 지키는 영웅들을 기억하고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가, 국민이 누구를 기억하느냐가 그 나라의 국격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국방과 보훈은 동전의 양면"이라며 "확실한 보훈체계 없이 강력한 국방이 있을 수 없고, 보훈체계는 강력한 국방력의 기초"라고 천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우리나라의 국방을 책임지는 군 최고통수권자인 제가 여러분을 지켜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나왔다.

    최원일 대령 "유족과 생존장병들, 자긍심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최원일 예비역 해군 대령(전 천안함장)은 윤 대통령을 향해 "현 정부 들어 호국과 보훈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해 주시는 대통령과 현충원에서 양복 대신 작업복을 입고 묘비를 닦아 주던 보훈처장 모습에 저희는 많이 감명받았다"며 "바쁜 국정에도 저희 유가족과 장병을 잊지 않고 찾아 주셔서 감사하다"고 사례했다.

    최 대령은 "여전히 한반도 평화라는 이유로 북한의 도발이 북한 소행임을 외면하거나 부정하는 세력에 의해서 상처를 받고 있다"며 "제발 이 나라에서 저희들이 국가를 위해 희생한 유족이고, 생존장병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했다.

    또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라를 지키고 국민을 지키는 모든 분들이 보호받고 존중받을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실 것"을 당부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오찬 행사에는 천안함 호국영웅 최원일 함장·허순행 원사·류지욱 중사·전준영 병장과 천안함 호국영웅 유가족, 제2연평해전 호국영웅 이희완 중령·이해영 원사와 제2연평해전 호국영웅 유가족, 연평도 포격전 호국영웅 김정수 소령·김상혁 상사와 연평도 포격전 호국영웅 유가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천안한 폭침 전사자 고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는 2020년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이게 북한의 소행인지, 누구 소행인지 말씀 좀 해 달라"고 물은 바 있다.

    연평도 포격전 참전용사인 고 서정우 하사의 모친 김오복 여사는 윤 대통령을 향해 "아직도 연평도 포격으로 말년휴가를 나오던 도중 부대로 복귀하다 전사한 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휴가로 들떠 있던 아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평화라는 이름으로 비난 한마디 못했던 지난 정부의 대북정책에 가슴 아픈 시간을 보낸 만큼, 이제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해 우리 정부가 당당하게 북한의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통령실 "지속되는 만남 통해 영웅 희생 추모"

    호국영웅 및 유가족들이 대통령실 청사에 입장할 때와 귀가할 때는 국방부 의장대가 도열했다. 윤 대통령은 또 '당신의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호국영웅 사진 액자를 기념으로 유가족들에게 전달했으며, 참석자 전원에게 대통령 기념시계도 전달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도 "제복 입은 영웅들이 존경받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보훈정책 강화를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호국영웅 소통 식탁'은 새 정부 출범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약속대로 호국영웅들과 유가족들과의 일회성이 아닌 지속되는 만남을 이어가며 영웅들의 희생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이어 "소통 식탁에 호국영웅과 유가족들을 모시게 된 것은 과거 정부처럼 정치적 환경에 따라 호국영웅들이 국가에 냉대받고 소외당하거나 평가절하되는 일이 없이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합당한 예우를 받아야 한다는 대통령의 평소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