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공개한 ‘화성-17형’ 사진·영상과 美 위성이 수집한 정보 달라""발사된 ICBM 1단 로켓엔진 분사구는 2개, 연소시간도 ‘화성-15형’에 가까워""ICBM 발사 직전 ‘화성-15형’이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신호정보도 잡혀""24일 평양 상공 흐렸는데 北 공개한 영상의 하늘은 맑아… 편집 가능성""북한이 발사한 ICBM은 ‘화성-15형’보다 성능 향상… 신형 맞다" 분석도
  • ▲ 신형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준비를 하는 북한군.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한 장면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형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준비를 하는 북한군.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한 장면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지난 24일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화성-17형’이 아니라 2017년 11월에 쏘았던 ‘화성-15형’이라고 군 당국이 밝혔다. 

    미국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북한이 쏜 ICBM이 ‘화성-17형’인지 ‘화성-15형’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했다.

    軍 “한미 군 당국 분석 결과 北, 신형 ICBM 아닌 ‘화성-15형’ 발사”

    군 당국은 지난 27일 “한미 군 당국 분석 결과 북한이 지난 24일 발사한 ICBM은 지난 2월27일과 3월5일, 3월16일 시험발사한 미사일과 다르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군 당국자는 “한미 당국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밀분석을 했는데, 현재로서는 ‘화성-15형’을 발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북한은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실패했음에도 성공한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 군 당국의 시각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24일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화성-17형’을 쏘았다며 공개한 사진·영상과 달리 미국 정찰위성이 수집한 정보로는 실제로 발사한 ICBM의 1단 로켓엔진 분사구가 2개였고, 로켓엔진 연소시간도 ‘화성-15형’에 가까웠다. 

    뿐만 아니라 ICBM 발사 직전 ‘화성-15형’이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신호정보도 잡혔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군 당국은 또한 24일 평양 상공은 흐렸던 반면 북한이 공개한 사진과 영상의 하늘은 맑다는 것도 근거로 내세우며 북한이 25일 공개한 영상과 사진은 올 들어 ‘화성-17형’을 세 차례 쏘면서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편집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반면 “국가정보원은 군 당국과 달리 북한이 24일 발사한 ICBM이 ‘화성-17형’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고 중앙일보가 28일 전했다.

    “화성-15형인 듯”…“신형 ICBM일 듯” 美전문가들도 의견 엇갈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국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북한이 쏜 ICBM이 ‘화성-15형’인지 ‘화성-17형’ 등의 신형인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정황과 증거로 볼 때 북한이 24일 시험발사의 성격을 속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24일 ‘화성-15형’을 발사해 놓고 3월16일 발사에 실패한 ‘화성-17형’의 발사 당시 장면을 편집해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는 것이 판다 선임연구원의 주장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미사일위협연구담당 이안 윌리엄스 연구원도 “북한이 24일 ‘화성-15형’과 같은 미사일을 쏘아놓고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한 것처럼 발표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비확산연구담당국장은 “북한이 공개한 (ICBM) 발사 영상의 일부 장면들은 지난 3월16일 실패로 끝난 ‘화성-17형’ 발사 때의 장면”이라면서도 “그렇다고 24일 발사한 ICBM이 ‘화성-15형’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반면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24일 발사한 ICBM은 2017년 11월 쏘았던 ‘화성-15형’보다 성능이 훨씬 좋아졌다”면서 “이번에 쏜 ICBM은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넣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24일 발사한 ICBM은 ‘화성-15형’보다 정점고도는 1770㎞ 높고, 비행거리는 140㎞ 늘어났는데, 이 정도면 탄두 중량을 줄인다고 도달할 수 있는 성능은 아니라는 것이 베넷 선임연구원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