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서 대선 패배 원인 두고 네 탓 공방전문가들, 선거 앞두고 주류·비주류 간 공천갈등 표면화 전망갈등 방지 위해 '21대 총선 지휘' 이해찬 역할 목소리 나와
  • ▲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데일리DB
    ▲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데일리DB
    더불어민주당이 윤호중 비대위 체제로 6월 지방선거를 치르기로 한 가운데, 당 내부에서 이해찬 전 대표의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의 구심점이 약한 상황에서 당 내 계파갈등이 폭발할 경우 지방선거마저 참패할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대선 패배를 두고 네 탓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게시판에는 "패배의 원인은 이재명 후보인데, 아직도 그것을 모르느냐" "이낙연이었으면 당선됐을 것" "낙선 축하한다"는 글들이 달렸다. 

    전문가들 "주류·비주류 갈등 누가 와도 해소 쉽지 않아"

    이에 맞서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지지층에서는 "이런 자들은 당을 떠나라" "권리당원이라면서 다른 당 후보에 투표했던 사람들"이라고 반발하는 글도 달렸다. 

    당 외부 이 전 지사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민주당 권리당원 가입운동이 전개되는 상황이다. 이들은 비주류로 불리는 이 전 지사 측 지지자들이 향후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권리당원 가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SNS에서는 "우리가 이재명이다" "이재명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지키자"는 글을 통해 민주당 당원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대선으로 잠시 봉합돼 있던 민주당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이 지방선거 공천을 통해 수면 위로 다시 드러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1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주류와 비주류의 공천권을 둔 갈등은 이미 예고돼 있는 것"이라며 "이 갈등은 누가 오더라도 해소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6월1일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불과 세 달 앞두고 당 내에 갈등 조정자 역할을 할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에서는 이해찬 전 대표를 찾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윤호중 원내대표가 이해찬계 핵심으로 불릴 만큼 이해찬 전 대표와 가깝기 때문이다.

    민주당 주류인 친문·86그룹인 윤호중 원내대표는 2020년 총선 당시 이해찬 전 대표가 이끌던 민주당의 살림을 맡은 사무총장을 지냈다. 21대 총선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됐던 비례위성정당 창당을 주도해 마무리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11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지방선거까지 3개월인데, 여기서 당 내 갈등이 표출되면 선거는 해보나 마나"라며 "공천권을 최대한 공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 내에서 존경을 받고, 지난 총선에서 시스템 공천을 자리 잡게 했던 이해찬 대표가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파트너 김동연 측 "개혁 의지 의심스러워"

    수도권의 한 민주당 의원도 "당 외부 인사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외부 인사가 공천을 관리하게 되면 오히려 불란만 더 커지는 경우가 많다"며 "문희상 전 국회의장, 이해찬 전 대표 등 당의 어른들이 많이 계시다"고 강조했다.

    외부에서는 윤호중 비대위 체제로 지방선거를 준비하겠다는 민주당의 판단 자체가 구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전 지사와 대선정국에서 후보 단일화를 선언했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측에서다. 

    신철희 새로운물결 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윤호중 원내대표는 2020년 총선에서 위성정당 사태를 주도했었다. 정치개혁에 맞지 않는 인물"이라며 "민주당이 제대로 반성하고 있는지, 대선 기간 동안 외쳤던 정치교체와 개혁에 대한 생각이 정말 변함이 없는지 의심스러운 모습이 보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