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원주 유세서 “우리와 관련이 영점 몇 %인 나라 전쟁 탓에 우리나라 주가만 떨어져”같은 날 윤석열 “우크라 상황, 남의 일로만 본다면 21세기 국제관계 제대로 이해 못한 것”비난 거세지자 같은 날 오후 회의 소집해 “러의 우크라 침공에 강한 유감… 평화적 해결해야”
  • ▲ 지난 24일 충북 충주에서 유세를 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충주는 부인 김혜경 씨의 고향이다. ⓒ이지성 기자.
    ▲ 지난 24일 충북 충주에서 유세를 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충주는 부인 김혜경 씨의 고향이다. ⓒ이지성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지구 반대편, 우리와 영점 몇 퍼센트 관련이 있는 나라의 전쟁 때문에 우리나라 주가가 떨어진다”고 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불평이 비난을 받고 있다.

    같은 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남의 일로만 본다면 21세기 국제관계를 제대로 이해 못한 것”이라며 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안보역량 확보를 강조했다.

    이재명 “우리와 아무 관계 없는, 경제적 관련만 0.X% 정도 있는 우크라”

    지난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략을 선언한 뒤 강원도 원주에서 유세를 벌이던 이 후보는 “좀 전에 보니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모양”이라며 “지구 반대편에 우리와 아무 관계도 없는, 경제적 관련이 영점 몇 퍼센트인 나라에서 전쟁이 났는데 우리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충북 충주 유세에서도 ‘안보’를 강조하면서 “지구 반대편 남의 나라 일인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문제로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는 “글로벌 공급망과 국제경제질서가 훼손돼 대한민국 경제발전이 위험에 처하고 있다”며 “이게 바로 전쟁과 불안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강조했다. 패권주의 국가가 국제법을 무시하고 주변국 주권을 침해한 일을 ‘돈’과 연결해 설명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어 윤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주장을 비난했다. “(사드를 추가 배치 하면) 중국 관련 기업 주가가 떨어진다. 얼마나 화가 나느냐”고 반문한 이 후보는 “그들(국민의힘) 득표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온 국민이 경제적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총풍, 북풍, 불필요한 사드 배치, (대북)선제타격 위협을 해서 한반도를 불안하게 만들고 경제가 망가지는 세상은 다시 안 오게 해야 한다”며 “남북관계는 평화가 곧 돈이고, 밥이고 경제”라며 거듭 ‘돈’을 내세워 윤 후보를 비난했다.

    윤석열 “러의 우크라 침공, 결코 남의 일 아냐… 한미동맹 강화해야”

    같은 날 윤 후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다”며 “러시아의 군사행동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위반한 침략행위로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잘라 말했다.
  • ▲ 24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긴급대응회의를 열고 주재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정상윤 기자-윤석열 후보 캠프 제공.
    ▲ 24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긴급대응회의를 열고 주재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정상윤 기자-윤석열 후보 캠프 제공.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우크라이나 상황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지구 반대편 문제로만 치부하는 것은 21세기 국제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후보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연결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며 “특히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이 이런 위기상황을 틈타 대남 도발을 할 경우에 대비해 미국과 함께 빈틈없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핵무장 필요성과 문재인정부의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추진도 언급했다. “우크라이나는 과거 핵을 포기하는 대신 신속히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했어야 했다”고 짚은 윤 후보는 “동맹국이 없는 비동맹 국가의 외교적 설움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이번 사태”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이어 “대한민국도 냉정한 선택을 해야 한다”며 “말로만 외치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결코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고 힘을 통한 평화를 구축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李 부랴부랴 회의 소집해 “우크라 주권 존중해야”… ‘안보대통령’ 부각 안간 힘

    이 후보의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발언이 알려지고 이어 윤 후보의 페이스북 글이 전해지면서 세간에서는 이 후보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그러자 이 후보는 24일 오후 부랴부랴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당초 언론에는 회의 명칭을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 긴급안보경제 연석회의’라고 알렸다가 ‘더불어민주당 긴급안보경제 연석회의’로 바꾸는 해프닝도 있었다.

    회의에서 이 후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우크라이나의 영토적 통일성과 주권은 존중돼야 한다. 관련국들은 대화에 나서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끝까지 다해 주기를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는 지역분쟁을 넘어 새로운 냉전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더욱 우려스럽다”고 진단한 이 후보는 “신냉전 구도는 한반도 평화체제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그래서 더욱 더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후보가 ‘경제대통령’에 이어 ‘안보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