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모 씨 갑질' 녹음파일 입수…“컨테이너에만 있으라니까”공무원에 갑질"전화가 계속 와서" 공무원 A씨 해명… 배씨 "지랄 떨면" "니가 망쳤다" '이재명 변호사' 사무실 직원 출신 배씨, 성남시에서도 '김혜경 의전' 논란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배우자 김혜경씨가 지난해 12월10일 오후 경북 경주 황리단길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자료사진.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배우자 김혜경씨가 지난해 12월10일 오후 경북 경주 황리단길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자료사진.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개인비서 의혹을 받는 전직 경기도청 비서실 5급 공무원 배모 씨가 같은 비서실 7급 주무관에게 “컨테이너에만 있으라니까”라며 막말과 갑질을 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A씨가 이 후보의 커피 심부름을 하는 등 이 후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이 이유다.

    3일 뉴데일리가 입수한 배씨와 A씨의 녹음파일에 따르면, 배씨는 지난해 4월 A씨와 통화에서 "내가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았느냐. 컨테이너에 있으라고"라며 "뭘 더 정확하게 알려줘. 그냥 있으면 된다고요"라며 고성을 질렀다. A씨가 이 후보에게 커피와 재떨이를 가져다준 이후 벌어진 일이었다.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경기도지사 공관에는 내방객이 대기하는 용도의 컨테이너가 있다. 

    "전화가 계속 와서 거절을 못했다"는 A씨의 해명에도 배씨는 막무가내였다. 배씨는 이 후보 비서진이 A씨에게 이러한 부탁을 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듯 "(이재명 앞에서) 나대고 싶어서 그런 것 아니냐" "공무원한테도 놀아나지 말라고 내가 몇 번을 이야기해" 라고 질책했다.

    배씨는 "이제 이 지랄 떨면 (공무원들이 우리를) 매번 부를 거라고"라며 "왜 우리가 세팅해(만들어) 놓은 걸 니가 망쳐. 내가 하라고 그랬어, 말라고 그랬어"라고 소리쳤다. "모든 일에 내 핑계를 대라고 내가 이야기했잖아"라며 "그 쓸데없는 짓을 해서 욕을 얻어먹느냐"고도 나무랐다. 

    A씨는 5분42초간 이어진 통화에서 "죄송하다"고 세 차례 말했다. 배씨는 그러나 A씨에게 "피곤하니까 어떻게 할 것인지 빨리 이야기하라"며 "판단이 되면 전화하라"고 다그쳤다.

    배씨는 과거 이 후보 변호사사무실에서 일했던 직원이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직후인 2010년 9월 성남시청 일반임기제 행정7급으로 채용됐다. 

    2012년 성남시의회에서 성남시 공무원이던 배씨가 김혜경 씨 의전을 수행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씨는 이 후보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직후인 2018년 9월엔 경기도청 총무과 5급 지방행정사무관(일반임기제)에 임명됐다. 

    배씨는 지난해 A씨에게 '사모님을 같이 의전하자'고 제안했고, 이후 A씨는 경기도 별정직 7급 공무원으로 채용됐다.

    배씨는 지난해 A씨에게 텔레그램 등을 통해 김씨 관련 사적 심부름을 지시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SBS의 첫 보도로 알려졌다. 이후 다수 매체는 이 후보 아들의 퇴원수속, 음식 배달 등 김씨의 사적 심부름을 A씨가 처리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한편, 이 후보는 3일 선대위를 통해 밝힌 성명에서 "경기도 재직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또 "지사로서 직원의 부당행위를 살피지 못했고, 배우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일들을 미리 감지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르면, 단체장 배우자의 ▲인사 개입 ▲사적 해외출장 시 경비 지원 ▲관용차량 사적 이용 ▲사적 활동 공무원 수행 및 의전 등의 지원이 불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