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대 최승완 교수, 美언론 기고문서 “경험부족 윤석열 보다 지사 출신 이재명이 더 안전”최 교수, 2016년 대학 상대로 인종차별 소송…“배우지도 않은 한국 정치 가르치라 했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뉴데일리 DB.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뉴데일리 DB.
    미국 의회전문지 ‘더힐’이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게재한 한국 대선관련 기고문이 뒤늦게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기고문 저자는 “외교적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윤석열 후보보다 경기지사 경험을 가진 이재명 후보가 미국의 국익에 더 안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평가를 한 저자는 어릴 적 이민을 간 한국인 교수였다. 그는 5년 전 “내가 배우지도 않은 한국정치 강의를 강요한다”며 대학 측을 상대로 인종차별 소송을 제기한 적도 있다.

    “尹, 미국 국익에 일치하는 외교정책 펼 듯…李, 미중 사이 줄타기”

    ‘더힐’이 게재한 기고문은 ‘한국에서 누가 미국의 국익을 보호할 수 있나’였다. 저자인 일리노이 주립대 시카코 캠퍼스 정치학과의 최승완 교수는 지금까지 국제정치경제와 국제안보, 테리리즘에 대한 저서와 논문을 주로 발표해 왔다.

    최승완 교수는 몇 가지 기준으로 한국 대선의 유력 후보를 평가했다. 미래 동아시아에 닥칠 어떤 안보위협에도 미국과 함께 맞설 것인지, 특히 지역 안정과 평화에 점증적으로 위협이 되고 있는 중국의 도전을 빗겨나가도록 하기 위해 협력할 것인지, 최근 10년 간 패권적 영향력(hegemonic power)이 약해진 미국을 도울 것인지가 중요했다. 현재 국내에서 논란이 되는 대장동 의혹이나 녹취록, 포퓰리즘 공약, 국내 여론과 지지율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윤석열 후보를 두고 최 교수는 “미국의 국익과 일치하는 외교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후보는 미국을 동맹으로 꼽는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단순한 이웃나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윤석열 후보가 주한미군의 사드(THAAD·종말고고도요격체계) 업그레이드를 지지하고, 이에 대한 중국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한미일이 위협에 공동대응해야 한다는 미국의 안보계획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윤 후보가 비핵화를 실천할 때까지 북한의 깡패 같은 행동을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이 임박했을 때는 선제타격을 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었다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미국과 중국의 ‘균형적 위치(balanced position)’에 머무는 외교 정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이재명 후보는) 미국이라는 오래된 최고의 친구를 잃는 건 싫지만 중국이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다”면서 “그는 이전에 한국이 미국 편에 섰을 때마다 중국이 보복한 사실을 기억하기 때문에 되도록 중국과의 충돌은 피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尹, 경험·지식 부족…李, 지사 경험 있어 더 안전”

    최 교수는 기고문 후반부에서 윤석열 후보보다는 이재명 후보가 미국의 국익에 더 부합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현재로서는 윤 후보의 외교정책이 바이든 정부와 더 잘 어울리기 때문에 그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한 뒤 “그러나 만약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외교에 대한 부족한 경험과 지식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위기가 닥치지 않는다면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된 뒤 현장실습(on the job training)을 받아도 되지만 현실은 몇 년 안에 중대한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최 교수는 지적했다.

    최 교수는 “외교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윤 후보는 보좌관들이 알려준 말만 반복하는 것 같다”면서 “외교정책의 핵심은 외운 것 같지만 그가 과연 내면의 복잡함을 이해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대본이 없으면 기자의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할 때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2021년 3월까지 엘리트 검사였던 윤석열 후보는 흑백논리를 배웠다”며 “민주적 정치경험이 부족한 그는 영리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마추어 리더십과 흑백논리를 가진 윤 후보의 외교정책은 한반도에서 예측 못한 위기가 발생하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최 교수는 강조했다.

    최 교수는 끝으로 이재명 후보가 미국의 국익에 더 부합할 수도 있다고 결론내렸다. 그는 “현재로서는 이재명 후보가 미국에 더 나은 파트너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가 경기지사 시절 습득한 협상기술과 지식을 감안하면 더 나은 문제해결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정치적 위기를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민주주의의 원칙인 협력과 협업, 타협에 의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경험이 풍부한 민주주의 지도자”라며 “미국의 국익을 위해 더 안전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광역지자체장과 미국의 주지사를 거의 비슷하게 생각한 분석이었다.

    국제안보·테러리즘 주로 연구…국내서 논란되는 내용 전혀 안 다뤄

    이 같은 최 교수의 ‘더힐’ 기고문이 국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일부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미국에서도 윤석열 후보보다 이재명 후보를 더 높게 평가한다”며 이를 SNS에 퍼뜨렸다. 그러면서 기고문의 저자가 한국계 미국인 교수이며, 그가 한국정치 전공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숨겼다. 이는 과거 최 교수가 직접 밝힌 바 있다.

    2017년 1월 ‘선데이저널USA’ 등 재미교포신문들은 “일리노이 주립대 시카고 캠퍼스의 한인 교수가 대학을 상대로 인종차별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최승완 교수는 “대학 측이 내 전공과는 무관한 한국정치를 강의하라고 시켰다”고 반발하며 2016년 12월 대학 측에 소송을 제기했다.

    백인 정치학과 학과장이 최 교수가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이유로 그에게 한국 정치를 가르치라고 종용하고, “한국인은 수학과 통계학에 뛰어나다”는 선입견을 내세워 그에게 억지로 통계학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라고 했다는 것이다.

    실제 최 교수의 전문 분야는 테러리즘과 국제정치경제, 국제안보로 나온다. 학과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한 그의 저서와 40여 편이 넘는 논문, 기고문 또한 대부분 국제안보와 테러리즘, 미국의 대외정책 등을 다루고 있다. 이번 기고문 또한 한국정치와는 무관한 시각에서 대선후보를 평가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