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3일 발의된 '이재명 특검법' 법사위 상정서 제외돼… 野, 반발하며 퇴장
  • ▲ 윤한홍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비롯한 국민의힘 법사위 위원들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안건 상정에 반발하며 퇴장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윤한홍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비롯한 국민의힘 법사위 위원들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안건 상정에 반발하며 퇴장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특검법(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법)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민주당은 정작 특검법 상정을 뒤로 미루었다. 

    야당은 "전형적인 이중 플레이로 국민들을 속인다"고 맹비난했고,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결국 퇴장했다.

    '이재명 특검법' 빼고 상정한 與 

    국회 법사위 소속 전주혜·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특검법을 뺀 채 67건의 법안을 상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 하루 전날인 29일 저녁 민주당이 이처럼 통보했다는 것이다.

    두 의원은 "어제 저녁 법사위원들에게 '이재명 특검법'만 뺀 채 9월23일에 제출한 법안 2건과 이후 제출된 법안 등 총 8건의 고유법과 59건의 타위법(다른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 안건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9월23일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과 국정조사 요구를 각각 국회에 제출했다. '이재명 특검법'은 9월24일 법사위에 회부됐다. 이 법안은 순서에 따라 30일 전체회의에 상정됐어야 했다는 것이 국민의힘 설명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후 법사위 전체회의 시작 약 20분 만에 퇴장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상정할 때 기본 원칙이 있어야 한다"며 "같은 날 발의된 다른 법안은 상정되고 이재명 특검법만 빠졌다"고 비난했다.

    野 "이재명 특검이 무슨 역병이냐" 강력 반발 

    같은 당 전주혜 의원은 "'이재명 특검'이 무슨 호환마마, 역병인가. 왜 상정조차 거부하는가. 상정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강력비판했다. 

    전 의원은 "11월18일 (특검을 수용한다는) 이 후보 발언한 이후에 22일까지 대장동 개발 관련 4인방(김만배·남욱·정영학·유동규)이 기소된 것을 보고 마음을 바꾸지 않은 것인가 생각했다"고 꼬집었다. "특검법을 상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민주당이 대장동 게이트를 결국 묻고 대선으로 가자는 의사표시로밖에 볼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법안을 상정해야 한다"(조수진 의원) "상정을 안 해 주면 오늘 의사일정에 국민의힘이 참여할 수 없다"(윤한홍 의원)며 '이재명 특검법' 상정을 요구했다. 

    다수당인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특검법은 여야 원내대표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 시작 약 20분 만에 퇴장했다. 국회법상 위원회는 재적위원 5분의 1 이상 출석으로 열리고,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한다. 법사위의 경우 민주당 의원이 11명, 국민의힘 6명, 열린민주당 1명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 뒤 향후 대응과 관련해 "(민주당이) 특검법 거부를 공개적으로 행동해서 옮기고 있는 것이 확인돼서, 이를 강력하게 저지하고 항의를 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 후보는 국민 앞에서는 특검에 조건 없이 동의한다고 말하지만 뒤에서는 특검법 처리에 반대하는 민주당의 모습만 드러나고 있을 뿐"이라며 "민주당에서도 특검법을 피할 이유가 없다고 큰소리쳤지만 실제 행동은 전혀 딴판"이라고 지적했다. "전형적인 이중 플레이로 국민들을 속이고 있는 것"이며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