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독점이 낳은 치명적 폐해① 소비자 후생의 손실②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시장 징벌 기능 붕괴③ 미디어 시장 경쟁 질서 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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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을 거부하는 소비자는 NBA 경기 시청도 포기해야 한다. 플랫폼 기업의 소비자 록인 정책이 갖는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 챗GPT
《마이클 조던의 재능은 공공재가 아니었지만, NBA 접근권은 공공재다》■ 마이클 조던은 공공재인가《농구의 황제》 마이클 조던.시카고 불스 소속으로 1991·1992·1993년 NBA 3연패 직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그의 부친이 1993년 7월 강도 범죄를 당해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후였다.조던은 세상의 범죄자들이 자신의 플레이를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면 농구를 하기 싫었을테다.게다가 그의 아버지는 야구를 좋아해, 자신의 아들 마이클이 야구를 하길 바랐다고 한다.마이클 조던의 출전 거부가 길어지자 팬들은 흥분했고 결국 소송까지 제기했다.그리고《공공재》논쟁이 벌어졌다.조던의 재능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공의 자산이기에 팬들을 위해 뛸 의무가 있다는 주장이었다.누구나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 소득을 얻고 그 일부를 국가에 납부한다.그 시각에서 볼 때, 개인의 재능도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재능에 접근하는 경로는?법원의 판단은 분명했다.조던의 재능은 사적 재산이며, 출전 여부는 개인의 선택이라는 것이다.조던이 만들어내는 막대한 경제적·문화적 파급효과가 존재하더라도, 그의 자유를 침해할 근거는 되지 않았다.그 판결은 지금까지도 유효하다.개인의 재능은 공공재가 아니다.하지만 오늘날 한국에서 NBA를 둘러싼 상황은 조던 사건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문제의 초점이《재능의 소유》가 아니라《재능에 접근하는 경로》이기 때문이다.■ 쿠팡 록인정책의 치명적 문제점최근 한국에서 NBA 중계가 특정 플랫폼에 독점되면서, 팬들은 경기 관전을 위해 사실상 해당 플랫폼의 회원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더 심각한 문제는 고객 개인정보 유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이 그 플랫폼 이라는 점이다.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불신으로 이미 탈퇴한 팬들은 NBA를 합법적으로 시청할 방법 자체를 잃은 격이다.다른 방송사나 OTT를 통한 대안적 접근 경로도 봉쇄된 상태다.이 구조는 명백한 비효율을 낳는다.첫째, 소비자 후생의 손실이다.NBA를 보고 싶다는 수요는 존재하지만, 특정 기업에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소비가 어렵기 때문이다.이는 가격이 아닌《비가격적 비용》을 강요하는 거래이며, 시장에서 사중손실을 발생시킨다.소비자는 자유롭게 선택하지 못하고, 기업은 그 제약을 통해 초과이익을 얻는다.둘째,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시장 징벌 기능이 붕괴된다.정상적인 경쟁시장에서는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중대한 실패가 발생하면, 이용자 이탈과 매출 감소가 자연스러워야 한다.그게 기업에 귀속되는 비용이다.하지만 독점적 콘텐츠를 쥔 플랫폼에서는 그러한 징벌이 작동하지 않는다.팬들이 불안을 감수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배제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위험은 소비자가 떠안고, 이윤은 기업이 챙기는 구조다.셋째, 미디어 시장의 경쟁 질서가 무너진다.스포츠 중계권 경쟁은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니라 해설의 다양성, 제작 품질, 접근성 개선을 통해 소비자 후생을 높여 왔다.단일 플랫폼 독점은 이러한 경쟁의 긍정적 효과를 제거하고, 스포츠 콘텐츠를 폐쇄적 생태계 안에 가둘 우려가 크다.NBA가 갖는 문화적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하면, 이는 단순한 사적 계약의 문제로 치부하기 어렵다.■ 제도 설계의 실패여기서 다시 조던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조던은 출전하지 않을 자유가 있었다.팬들은 불만을 제기할 수는 있었지만, 강제할 권리는 없었다.그러나 지금 한국의 NBA 팬들은 다르다.그들은《보지 않을 자유》만을 강요받고 있다.개인정보 유출 전력이 있는 기업과의 관계를 끊으면, 문화 향유의 기회 자체가 사라진다.현 문제의 핵심은 접근권의 독점과 제도설계의 실패 다.개인의 재능은 사유재일 수 있지만, 사회적으로 중요한 콘텐츠에 대한 접근 경로까지 특정 기업에 종속시키는 건 공공의 문제다.특히 개인정보 보호, 플랫폼 탈퇴의 자유, 미디어 경쟁이라는 공익적 가치와 충돌할 때는 더욱 그렇다.한국에서 NBA 접근권 독점 은 분명히 공공의 질문을 던진다.시장의 효율성과 소비자 보호,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공정한 규율은 지금의 제도설계가 과연 옳은지 다시 묻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