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년 전 첫 SLBM 발사 성공시킨 잠수함… 신형 SLBM, 측면기동·활공도약기동 등 확인”한미 “신형 SLBM, 고도 60km로 590km 비행”… 전문가 “신형 아닌 로미오급 개조 잠수함”
  • ▲ 북한이 공개한 신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장면.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이 공개한 신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장면.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지난 19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라고 관영 매체를 통해 밝혔다. 

    북한은 “신형 SLBM은 '8·24 영웅함'에서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해군 전문가의 분석에 따르면 ‘영웅함’은 신형이 아니라 북한이 20척가량 보유한 ‘로미오’급 잠수함을 SLBM 발사용으로 개조한 것이다.

    북한 관영 매체 “19일 신형 SLBM, 잠수함서 시험발사… 김정은 참관 않아”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0일 “국방과학원이 19일 신형 SLBM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국방과학원은 5년 전 첫 SLBM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8·24 영웅함’에서 또 다시 새형(신형) SLBM 발사를 성공시킨 자랑과 영광을 안고 당 중앙에 충성의 보고를 드렸다”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북한 국방과학원은 “측면기동 및 활공도약기동을 비롯한 많은 진화된 조종유도기술들이 도입된 신형 SLBM은 국방기술 고도화와 우리 해군의 수중작전 능력 향상에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국방과학원은 그러나 신형 SLBM의 비행거리·고도·속도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신형 SLBM 시험발사 때 김정은이나 박정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등 최고위급 인사는 참관하지 않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대신 노동당 중앙위 유진 부장, 군수공업부 김정식 부부장이 참석했다.

    북한 신형 SLBM 시험발사 맡은 ‘8·24 영웅함’의 정체

    한미 당국은 북한이 지난 19일 오전 10시17분 신포 앞바다에서 발사한 SLBM이 590㎞를 비행했고, 최고고도는 60㎞ 정도였다고 분석했다. 비행거리나 최고고도 등 여러 가지 제원으로 볼 때 북한이 지난 11일 공개한 신형 SLBM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북한 관영 매체의 20일 보도는 한미 당국의 분석을 확인해준 셈이다.
  • ▲ 2019년 7월 김정은은 잠수함 건조현장을 시찰했다. 이 잠수함이 SLBM 발사용으로 개조한 '로미오'급 잠수함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 관영매체 화면캡쳐.
    ▲ 2019년 7월 김정은은 잠수함 건조현장을 시찰했다. 이 잠수함이 SLBM 발사용으로 개조한 '로미오'급 잠수함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 관영매체 화면캡쳐.
    매체는 20일 보도에서 사진 4장을 공개했다. 마지막 사진에는 바다 위로 부상하는 잠수함 선수(船首)와 함교탑이 보인다. 북한이 보유한 ‘로미오’급 잠수함(1800t급)과 비슷하다. “5년 전 첫 SLBM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잠수함”이라는 북한 관영 매체 보도로 미루어 보면, 북한은 아직 3000t급 이상의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지 못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한 해군 전문가도 “북한은 아직 3000t급 이상의 잠수함을 건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전문가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로미오’급 잠수함의 함교탑을 확장·개조해 SLBM 발사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최일 예비역 해군대령은 지난해 10월 한국해양전략연구소 기고문을 통해 “김정은이 2019년 7월 둘러본 신형 잠수함은 기존의 ‘로미오’급을 SLBM 발사용으로 개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8·24 영웅함’, 수중항행능력 50% 감소한 다운그레이드 버전 가능성


    최 대령은 “해외 군사 전문 매체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로미오’급 잠수함 전체를 개조하지 않고 함교탑만 확대해 SLBM을 탑재했으며, 이 과정에서 후부 배터리실을 제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터리실 2개 중 1개를 없앴다는 것은 (개조 잠수함의) 수중항행능력이 50%로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처럼 SLBM 탑재를 위해 기존 잠수함의 성능을 다운그레이드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한미 당국은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최 대령은 주문했다. 

    최 대령은 “북한은 결정적 시기에 잠수함에서 SLBM을 쏘아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라며 “그때는 한 발이 아니라 여러 척의 개조한 잠수함들이 여러 군데서 동시다발로 폭죽을 쏘듯 쏠 것이다. 이를 보며 ‘저 잠수함들은 신형이 아니고 배터리실도 하나밖에 없는 중고 잠수함’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